“양자 인재 글로벌 10위, AI 인력 수요 급등”…정부, 핵심 기술 인재지도 확대
양자컴퓨팅과 인공지능(AI) 분야의 인재가 국가 경쟁력의 축으로 부상하는 가운데, 우리나라가 양자컴퓨팅에서 세계 10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제22회 미래인재특별위원회를 개최하고 글로벌 핵심 연구자 데이터베이스(DB) 구축 현황과 AI 분야 산업계 인재 수요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정부는 현황 분석을 토대로 인력 정책 고도화와 함께 과학기술 전략기술 전 분야에 걸쳐 글로벌 인재 네트워크 확장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업계는 이번 조치를 R&D 패권 경쟁의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과기정통부 분석 결과, 양자 분야 핵심 연구자 수는 중국과 미국이 압도적 우위를 점했다. 한국은 논문 발간 기준 양자컴퓨팅 10위, 양자통신·센싱 12위권에 랭크됐다. 특히 상위 1% 피인용 연구자는 미국에선 구글, IBM 등 산업계 인력이 많았던 반면, 한국 인력은 대부분 학계에 집중돼 차별화된 산업 연계가 미흡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10년간 핵심 인재의 국내 유입은 양자컴퓨팅 21명, 양자통신 10명, 양자센싱 16명에 그쳤으며, 유입 배경은 주로 미국, 싱가포르, 중국이었다.

양자 분야에서는 물리, 전자공학, 컴퓨터과학을 아우르는 융합적 연구가 각국에서 가속화되고 있다. 중국과 미국 상위 연구진이 국가 R&D 투자와 특허 확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반면, 국내는 학계에서의 논문실적은 성장했으나 실질 기술 사업화와 센서·통신 응용 분야에선 미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미국 구글·IBM의 상용 양자컴퓨터 개발, 유럽연합의 공동 네트워크 프로젝트 등과 비교해 국내는 산업-학계 연계 및 글로벌 인재 네트워킹이 상대적으로 약한 상황이다.
AI 분야 산업 수요 분석에서는 2017년 이후 국내 AI 채용공고가 4년 새 4배 이상 증가하며, 2022년 말 챗GPT 등 생성형AI 등장 후 수요가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전체 채용의 42.9%가 AI 응용 개발 직무였으며, 대·중견기업에서는 데이터 설계·분석, 전략기획, 중소기업에서는 특화 모델 개발 역량이 특히 강조됐다. 파이썬 등 프로그래밍 언어, 최근에는 기계학습 운영(MLOps) 기술 수요도 두드러졌다. 요구 경력도 2020년 54%에서 2023년 80%까지 증가하며 고경력·실무형 인재가 판가름 요소로 부상하는 중이다.
글로벌 AI·양자 핵심 경쟁국들은 산업계-학계 연구자 순환과 인재 유입 촉진 정책을 가속 중이다. 미국, 중국은 연구기관과 기업 간 인력 이동, 정부 차원의 대규모 유치 프로젝트를 통해 국가 기술패권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반면 국내는 인력 양성 체계와 신산업 연계 강화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앞으로 국가전략기술 인재지도 확장과 직무별·학력별 맞춤형 교육과정, 융합형 인재 양성 확대, 관련 정책·예산 조정에 활발히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직무 분석 결과와 글로벌 연구자 DB는 민간에도 공개돼, 산업계와 학계가 참조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기술패권 시대 주도권 선점의 관건이 인재 확보·활용 역량이라고 진단한다. 박인규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앞으로도 글로벌 핵심 연구자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확대해 R&D 네트워크와 국제 협력 인프라를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산업계는 이번 정책 성과가 실제 기술 경쟁력, 시장 안착으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