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7경기 427세이브 눈물의 작별”…오승환, 은퇴 결단→삼성 팬들과 마지막 질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의 저녁 공기가 묵직하게 가라앉았다. 마운드 위에 선 43세의 오승환, 그 곁을 둘러싼 팬들의 아쉬움과 존경이 한순간에 오롯이 전해졌다. 올 시즌을 마지막으로 유니폼을 벗겠다는 그의 결심은 단순한 이별을 넘어 야구 인생 전체를 되짚게 하는 묵직한 순간이었다.
삼성 라이온즈 구단은 6일 오승환의 올 시즌 종료 후 은퇴를 공식 발표했다. 오승환은 최근 유정근 구단주 겸 대표이사와 만남을 갖고 본인의 뜻을 전했다. 이에 삼성은 오승환의 등번호 21번을 영구 결번으로 유지하고, 오승환만을 위한 은퇴 투어와 마지막 경기까지 준비한다고 밝혔다.

2005년 프로에 데뷔한 오승환은 국내 무대 737경기에 출전해 44승 33패, 427세이브, 평균자책점 2.32을 기록했다. 세이브 부문 최다 기록을 경신하며 ‘끝판왕’ 별명의 상징이 된 그는, 일본과 미국 무대 경험까지 더해진 진정한 레전드였다. 시즌 내내 오승환은 엔트리 등록 없이 1군 선수단과 동행하며 오랜 시간 곁을 지킨 팬들과 이별을 준비한다.
구단과 팬 모두 오승환의 마지막 여정에 특별한 의미를 더하고 있다. 삼성은 한국야구위원회, 그리고 각 구단과 논의해 은퇴 투어 일정을 협의 중이다. 마운드 운용에서도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시각이 크지만, 무엇보다 오승환에게 아낌없는 격려와 감사의 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오승환은 “여러 리그에서 많은 경기를 뛸 수 있어 행복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투수로서 마지막까지 성실하게 임하고 싶다는 진심은 깊게 남는다.
경기장의 마지막 불빛이 꺼질 때, 팬들은 오승환이 남긴 묵직한 볼과 기록의 의미를 오래도록 기억하게 된다. 헌신과 열정의 분투가 마무리되는 이 여정은 올 시즌 종료 시점에 은퇴 경기와 함께 정점을 찍게 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