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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백세 인생”…다큐 인사이트, 재일동포 여성 100년의 눈물→민족의 서사에 질문 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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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백세 인생”…다큐 인사이트, 재일동포 여성 100년의 눈물→민족의 서사에 질문 던지다

신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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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적과 언어, 시간을 넘어선 삶의 이야기가 오사카의 오래된 골목을 타고 흘렀다. 재일동포 1세대 여성들의 삶을 그려낸 ‘다큐 인사이트 – 오사카 백세인생’에는 이방인으로 살아온 이들이 지닌 가녀린 손끝의 기억과 깊은 목소리가 켜켜이 쌓였다. 부엌에서 국을 끓이던 한 줌의 온기, 누군가 소리 내 노래하던 방 한 켠의 풍경이 서로 다른 세월과 슬픔, 그리고 민족의 이름을 이어간 자리였다.

 

낯선 땅 일본에서 ‘우리서당’의 불을 지켜온 할머니들은 차별과 그리움에 맞서며 자신만의 자리를 지켰다. 다큐의 시간은 순간마다 서툴고 느리게 다가오지만, 고되고 고운 한글과 가족의 흔적만은 뿌리째 남았다. 좁은 방과 국 냄비의 김 사이로, 한 세기의 무게가 따스하게 깃들었다. 도톤보리의 불빛 아래 오사카와 도쿄를 오가던 이만기의 발길처럼,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 특집은 두 도시에 깃든 치열한 교류와 교차되는 시선을 따라간다.

오사카 백세 인생…‘다큐 인사이트’ 재일동포 여성의 100년→민족의 기억 / KBS
오사카 백세 인생…‘다큐 인사이트’ 재일동포 여성의 100년→민족의 기억 / KBS

조선통신사의 기억을 더듬으며 바이올린 장인의 손끝에 흐르는 ‘고향의 봄’ 선율은 언어의 벽을 뛰어넘는 마음의 울림이었다. 골목마다 번지는 K-POP 열기와 한국 문화는 시대와 세대를 가로질러 일본 곳곳에 파고든다. 그러나 세월이 흐를수록 변하지 않는 이름과, 흔적을 품은 이들의 관계만은 더욱 진해졌다.

 

스포츠의 현장 또한 또 다른 감동을 더했다. 청주 SK호크스 아레나에서 펼쳐진 한일 핸드볼 여자 대표팀의 맞대결은 코트 위에서 애틋한 경쟁과 따뜻한 우정을 동시에 전했다. 응원이 울려퍼질 때마다 적수는 하나의 드라마 속 또 다른 주인공이 되었고, 그 순간 존중과 연대가 새롭게 태어났다.

 

화면에는 시간의 파도가 스쳐간다. 오사카를 지키며 천천히 쌓인 이름의 무게, 꺼지지 않는 인간의 온기는 시청자에게 잔잔한 여운으로 번진다. ‘다큐 인사이트 – 오사카 백세인생’은 감동과 묵직한 질문을 남기며, 6월 19일 밤 10시 방송을 통해 ‘동네 한 바퀴’ 오사카 편과 함께 한일 교류 현장의 깊은 의미를 다시 기록한다.

신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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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인사이트#오사카백세인생#이만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