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4,100선 최초 돌파”…한미 관세협상 타결에 1.2% 상승
코스피 지수가 30일 사상 처음 4,100선을 돌파하며 국내 증시의 이정표를 다시 썼다. 오랜 기간 이어졌던 한미 관세협상 타결 소식이 투자자 심리를 자극하며, 주식 시장 전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수출주 투자 환경 개선과 맞물려 기계·자동차·조선업종이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21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50.34포인트(1.23%) 급등한 4,131.49를 기록했다. 지수는 개장 직후 4,105.95로 출발하며 전날 세운 역대 최고치(4,084.09)를 단숨에 넘어섰다.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이 한국산 자동차 등에 매기던 관세(25%)를 15%로 인하하고, 반도체 수출 관련 불리한 조건이 해소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아울러 총 2,0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현금투자 합의, 1,500억 달러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MASGA) 체결 등도 투자심리에 호재로 작용했다.

이 여파로 현대차(6.78%), 기아(4.49%), 한화오션(9.10%), HD현대중공업(1.68%) 등 자동차·조선주가 크게 올랐고, 삼성전자 역시 3분기 실적 호조에 힘입어 1.99% 상승했다. 반면 SK하이닉스(-0.18%), 네이버(-2.08%), 삼성물산(-2.60%) 등 일부 대형주는 약세를 나타냈다. 업종별로는 운송장비(3.86%), 증권(3.09%), 전기전자(1.32%)가 상승세를 이끌었다.
투자주체별 동향을 보면 코스피 시장에서는 개인이 2,299억 원, 외국인이 50억 원을 각각 순매수했으며, 기관은 2,197억 원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다만 외국인은 코스피200선물 시장에서는 1,698억 원 순매도였다.
증권가에서는 한미 관세협상 타결이 국내 증시–특히 수출 기업–전반의 투자 환경 개선에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해석하고 있다. 아울러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준금리 인하(0.25bp) 발표 과정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연내 추가 인하에는 신중한 입장임을 내비치면서 글로벌 증시 상단이 일부 제한된 점도 언급됐다. 전날 뉴욕증시 혼조 마감이 국내 시장 조정 요인으로 작용하긴 했으나 한미 관세 이슈가 더 큰 힘을 발휘했다는 평가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6.7원 내린 1,425.0원에 출발해, 관세 인하 기대와 수출 강세를 반영했다. 국제 금리·원자재 가격 등 외부 변수는 뚜렷한 등락 없이 조용한 흐름을 나타냈다.
같은 시간 코스닥지수는 901.85로 0.26포인트(0.03%) 올랐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2억 원, 84억 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강보합세를 견인했다. 코스닥 주요 종목 중 이차전지 관련주와 일부 바이오주가 강세를 보였고, 소프트웨어·로봇주 등에서는 약세가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관세 인하와 대미 투자 합의 효과가 단기적으로 코스피의 심리적 저항선 돌파를 이끌었다”면서도 “미국의 기준금리 결정과 미중 정상회담이 남아있어 시장 방향성은 추가 점검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향후 투자자들은 미중 정상회담, FOMC 연설 등 대외 변수와 원화 가치 흐름에 촉각을 기울일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