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승 투혼 이닝 소화”…감보아, 무리 없이 역투→김태형 감독 신뢰 굳건
부산 사직구장의 조용했던 공기가 롯데 자이언츠 투수 감보아의 마운드 위 집중력으로 한층 더 팽팽해졌다. 감보아는 단 한 순간도 흔들림 없이 공을 뿌리며 6이닝 이상을 책임졌고, 기록 너머의 투혼까지 관중들에게 전했다. 시즌 9경기에서 7승 2패, 평균자책점 1.94의 확실한 에이스 활약 뒤에는 매 이닝을 꿰뚫는 집중력과 신뢰가 있었다.
감보아는 KBO리그 데뷔 첫해임에도 불구하고 팀의 장기 레이스를 이끌고 있다. 미국프로야구에서 2022년 한 시즌 88⅓이닝을 던졌던 그는, 올해는 이미 KBO리그 55⅔이닝과 미국 무대 19⅓이닝을 포함해 75이닝을 돌파했다. 이는 한 시즌 개인 최다 이닝 투구에 성큼 다가선 기록이다. 주로 불펜 투수로 나서며 긴 이닝 경험이 부족했다는 배경에도 불구, 이번 시즌 6이닝 이상의 소화가 반복되면서 롯데의 불펜 부담을 현저히 낮췄다.

전반기 팔꿈치 통증으로 엔트리에서 한 차례 이탈한 감보아를 둘러싸고 혹사 우려가 불거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김태형 감독은 2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홈경기 전 인터뷰에서 “걱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태형 감독은 “지금은 순위 경쟁이 한창 치열한 시기이며, 특별히 조정을 논할 단계는 아니다”라면서 “만약 포스트시즌 진출이 확정된다면 그때는 조정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외국인 선수 특성상 이상이 생기면 본인이 직접 말하는 문화가 있고, 감보아 역시 자기 관리에 철저하다”고 강조했다.
불펜 소모를 줄여 팀 장기 레이스에 보탬이 되는 감보아의 존재감은 동료와 현장 모두에게 든든한 무게로 전해졌다. 최근 상무에서 타자로 전향해 뛴 전미르에 대해서도 김태형 감독은 “어떤 방향성을 갖는지 판단하기 이르지만, 무엇보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경험하라고 조언했다”고 말했다. 전미르는 한화 이글스 2군과의 경기에서 대타로 나서 2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해 주목받았다.
감보아는 앞으로 세 차례만 더 등판하면 개인 통산 한 시즌 최다 이닝 투구 기록을 새로 쓰게 된다. 롯데 자이언츠는 그의 호투에 힘입어 순위 경쟁에서 안정적인 기반을 다지고 있다. 마운드의 책임감과 꾸준함이 더해진 현장은, 그가 던지는 한 공, 한 공마다 팀의 희망을 새기고 있었다.
차분한 바람이 불어오는 부산 사직구장 그라운드 한켠에서, 감보아의 어깨 위엔 책임과 동료들의 격려가 겹겹이 쌓였다. 팬들은 숨죽인 채 투구에 몰입했고, 감독의 굳은 신뢰는 경기가 끝난 뒤에도 잔잔한 울림으로 남았다. 롯데자이언츠의 다음 경기는 부산 사직구장에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