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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품은 북런던의 눈물”…작별의 헹가래→영원한 토트넘의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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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품은 북런던의 눈물”…작별의 헹가래→영원한 토트넘의 신화

신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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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을 타고 흐르던 여름의 뜨거움이 축구장을 가득 메웠다. 그 한복판에서 손흥민은 함성에 몸을 맡긴 채, 동료들의 품에서 마지막 헹가래를 받았다. 누구보다 밝은 미소를 보였지만, 환희와 감동, 그리고 아쉬움의 기운이 동시에 깃든 순간이었다.

 

검은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손흥민은 동료 선수들에게 들어올려진 채 축복처럼 쏟아지는 박수와 환호를 한 몸에 받았다. 경기장 한가운데 수많은 인파와 강렬한 조명이 감싸 안은 분위기, 동료들의 호흡과 끈끈한 연대감, 그리고 무엇보다 손흥민의 표정에는 지난 10년의 굵은 선과 음영이 동시에 엇갈렸다.

“내 마음은 이미 북런던에”…손흥민, 이별의 환희→토트넘과 작별 인사 / 축구선수 손흥민 인스타그램
“내 마음은 이미 북런던에”…손흥민, 이별의 환희→토트넘과 작별 인사 / 축구선수 손흥민 인스타그램

손흥민은 직접 길게 남긴 편지에서 이별의 감정을 조곤조곤 풀어냈다. “어떤 말을 골라야 할지 모르겠어요. 며칠이나 생각해 봤지만, 불가능했습니다. 드디어 작별을 고하게 됐습니다. 2015년 처음 이곳에 와서 한마디도 영어를 못 했지만, 여러분은 저를 품어주셨고 믿어주셨죠. 지금, 북런던은 평생 제 마음에 남게 됐습니다. 언제나 자부심과 영광으로 함께했고, 제 영혼을 쏟아부었습니다. 데뷔의 기쁨, 푸스카스상, 골든 부트, 그리고 빌바오에서 유럽 챔피언이 된 그 밤까지… 모든 순간은 인생 그 자체였습니다.” 손흥민의 문장마다 지난 시간의 설렘, 도전, 영광이 겹겹이 포개져 뭉클함을 안겼다.

 

응원의 물결은 팬과 동료 모두에게 전해졌다. 축구 팬들은 “토트넘의 전설, 영원히 기억하겠다”라며 뜨거운 이별의 메시지를 쏟아냈고, 동료 선수들과 구단 관계자들도 아낌없는 박수로 그의 마지막을 함께했다. 경기장에 울려 퍼진 환호와 작별의 에너지는 손흥민이 걸어온 시간을 빛내주는 또 하나의 역사가 됐다.

 

토트넘에서 10년, 손흥민이 새긴 기록과 추억은 빛바래지 않는다. 데뷔전의 벅찬 순간, 환상적인 골들로 받은 푸스카스상과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팀의 주장으로 우뚝 선 모습과 유럽 무대에서 이룬 위대한 승리까지. 손흥민의 발걸음마다 북런던은 꿈과 용기를 입었다. 이제 그는 새로운 길을 향해 나선다. 하지만 그가 남긴 말처럼, 그의 마음 속 ‘북런던’은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것이다.

 

손흥민과 함께한 토트넘의 찬란한 10년은 여름날 그라운드 위 환호 속에 아로새겨졌고, 팬들의 기억 속에도 끝나지 않을 전설로 남았다.

신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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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토트넘#북런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