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종묘 차담회 의혹 수사 본격화”…김건희특검, 궁능유적본부장 등 연이어 소환 조사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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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충돌 지점에서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종묘 차담회’ 의혹과 통일교 정치자금 논란이 동시에 불거졌다. 김건희특검은 26일 주요 인사들을 연이어 소환하며 정국 격랑에 휩싸인 모양새다.

 

이날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서울 광화문 KT빌딩 내 사무실에서 궁능유적본부장 이모 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에 나섰다. 이씨는 이날 오전 9시 40분께 출석했으며, 지난 2023년 9월 3일 김건희 여사가 서울 종묘 망묘루에서 외부인들과 함께 차담회를 가진 사실과 관련해 주요 참고인으로 지목돼왔다.

김건희 여사의 종묘 사용을 둘러싸고는, 국가 유산의 사적 이용 여부를 두고 정치권 공방이 거셌다. 궁능유적본부는 당시 대통령실로부터 사전 일정을 통보받고 '국가원수 방문 등 부대행사는 사용을 허가할 수 있다'는 관람규정 제34조에 따라 사용을 허가했다는 공식입장을 내놓았다. 이와 관련해 특검팀은 "김 여사 측이나 대통령실과 구체적으로 어떤 소통이 있었는지 사실관계를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여권이 "관행상 규정에 따라 처리된 것"이라고 선을 그은 반면, 야권은 "권력자의 특혜"라며 강력 반발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공적 공간의 사용 기준과 투명성 확보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이날 특검팀은 통일교 한학자 총재의 전 비서실장 정모 씨도 재차 소환했다. 정씨는 천무원 부원장으로서 통일교 내 최고위 인사 중 한 명으로 알려졌으며,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에게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건넸다는 의혹의 핵심 피의자로 꼽힌다. 특검은 지난 18일 한 총재와 정씨를 모두 상대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23일 새벽 한 총재만 영장을 발부했다. 정씨는 이후 두 번째로 조사를 받고 있다.

 

또한 특검팀은 같은 날 양평고속도로 노선변경 의혹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국토교통부 김모 서기관을 불러 조사했다. 김 서기관은 이미 구속된 상태에서 이날 오전 10시 특검팀 사무실에 출석했다.

 

특검팀은 종묘 차담회와 통일교 정치자금, 고속도로 노선변경 의혹 등 김건희 여사 관련 쟁점들을 전방위로 파헤치며 수사 속도를 높이고 있다. 정치권은 특검 수사 상황을 놓고 정면 충돌 양상으로 치닫는 분위기다.  

정부와 국회는 이번 특검 조사 결과와 정치적 파급력을 주시하며 추가 진상 규명과 제도 개선 방안 논의에 본격 나설 전망이다.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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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특검#궁능유적본부장#통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