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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개입 논란 후 계약 종료”…한미약품, 배인규 자문 직무 해제
IT/바이오

“경영개입 논란 후 계약 종료”…한미약품, 배인규 자문 직무 해제

권혁준 기자
입력

제약 산업 내 경영 개입 논란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한미약품이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의 추천으로 영입했던 배인규 자문위원과의 자문 계약을 공식 종료했다. 배인규 자문은 현대차 출신으로, 경기 팔탄공단 내 연구개발(R&D) 비용과 품질관리 인력을 감축하라고 조언하는 등 경영 현안에 적극적으로 관여해왔다. 이 과정에서 제약 비전문가인 외부 인사의 과도한 경영 관여라는 지적과 함께, 일선 임직원들 사이에서 우려가 확산된 바 있다.

 

해당 논란은 배 자문이 제약업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추진한 인력 감축 조정 요구에 기인한다. 한미약품그룹 측은 “자문 계약 종료일 뿐 해촉은 아니다”라는 점을 강조하며, 배 자문과의 공식적 관계가 끝났음을 알렸다. 배 자문이 임직원들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분절된 발언이 알려지며 오해가 발생했다는 입장을 내놨다.

특히 이번 사안은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외부 경영자 출신 인사가 R&D 현장과 품질관리 등 핵심 인력 구조에 직접 조언하면서 구조조정 이슈가 촉발됐다는 점에서 파장이 적지 않다. 연구개발 인력은 신약개발, 품질관리(Quality Assurance)는 의약품 허가와 공정 안전의 핵심 축이다. 이번 사례는 제약업 전문가, 현장 경험자를 중심으로 한 기존 경영 밸류 체인과, 제조업 경영 출신 인사의 효율성 중심 경영 조정 간의 접점과 첨예한 시각 차를 드러냈다는 평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배 자문 계약 종료가 향후 한미약품을 비롯한 국내 제약업의 경영 구조 변화와 전문 경영진과 오너 간 협업 모델 정립에 하나의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 주요 제약사는 의약학, 생명과학, 제약 공정 부문 전문가 중심 경영 체제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한국 제약산업은 오너 일가와 제조업 출신 경영진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일어나는 내부 마찰과 실무 혼선을 반복해왔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배 자문이 제약이 아닌 제조 현장에서 오랜 경험을 쌓은 점을 존중한다”면서도, “이번 논란을 계기로 한미와 외부 조언자 간 건강한 소통 구조 마련에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는 “제약 산업 특성상, R&D와 품질관리 등 핵심 부문에 대한 단기 효율화보다는, 생태계 전체의 경쟁력 유지가 더욱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산업계는 최근 불거진 경영 개입 논란이 새로운 경영 생태계에 대한 내외부 신뢰 구축의 시험대가 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기술과 경영, 내부 전문성과 외부 시각의 조화가 향후 성장의 핵심 조건으로 대두되는 모습이다.

권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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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배인규#경영개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