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0.5%로 6회째 동결”…일본은행, 성장률 상향에도 신중 기조 유지
현지시각 30일, 일본(Japan) 도쿄에서 열린 일본은행(BOJ)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가 0.5%로 6회 연속 동결됐다. 일본은행은 동시에 2025년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0.7%로 한 단계 상향 조정하며, 미국(USA)의 관세 정책과 새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 출범이 정책 결정에 주요 변수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아시아 금융시장은 물론 세계 경제 기류에도 직간접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29~30일 이틀간 진행된 회의에서 정책위원 9명 중 2명만이 금리 인상을 주장하며 다수의 동결 결정이 반복됐다. 일본은행은 ‘경제·물가 정세 전망’ 보고서를 통해 2025년 경제 성장은 당초 0.6%에서 0.7%로 상향됐음을 발표했고, 물가상승률은 2.7%로 이전 전망을 유지했다. 2026~2027년 성장률 및 소비자물가(신선식품 제외) 상승률 추정치 역시 기존 전망과 동일하게 제시돼, 일본은행의 점진적 정책 기조가 확인됐다.

이번 금리 동결의 배경에는 대내외 복합 요인이 깔려 있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최근 간담회에서 “실질금리가 극히 낮은 수준”이라며 점진적 인상 행보를 시사했으나,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조치 불확실성과 지난 21일 출범한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과의 정책 조율 필요성이 신중론으로 이어졌다. 다카이치 총리는 ‘아베노믹스’ 기조를 유지하며 적극적 재정 운용 및 금리 인상에 소극적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과거에도 일본은행은 실물 경기 부양과 금융시장의 안정을 위해 장기간 저금리 정책을 고수했다.
주요국의 관전 속에 각국 반응도 이어지고 있다. 일본 재무당국은 “시장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평가한다”고 밝혔고, 전문가들은 미국 금리 및 글로벌 공급망 변동성, 내각 및 일본은행의 ‘정책 공조’ 여부 등 향후 추이를 주목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현지 언론은 “일본은행이 12월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언급하며, 시장의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결정은 엔화 환율과 세계 자본시장에도 즉각 파급됐다. 외신들은 “일본은행의 신중한 행보가 글로벌 금융시장에 단기적 안도감을 주지만 장기적으로는 정책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파이낸셜타임스)고 평가한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연말 혹은 내년 초 금리 인상 여부와 내각·한국은행을 포함한 이웃 중앙은행과의 정책 협조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시장 참가자와 금융당국이 일본의 금리 조정 신호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전망이다.
이번 일본은행의 결정이 아시아 및 글로벌 통화정책 지형에 어떤 변곡점을 가져올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