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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으로 재무 다각화”…넥슨 등 K-게임사, 블록체인 신사업 속도

윤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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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투자가 국내 주요 게임사들의 재무 전략과 신사업의 새 패러다임으로 부상하고 있다. 넥슨, 위메이드, 네오위즈, 넷마블, 카카오게임즈 등 업계 선두기업들은 보유 규모를 확대하며, 블록체인 기반 신사업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업계는 게임 기업의 가상자산 투자와 블록체인 플랫폼 확장이 국내 IT·콘텐츠 업계의 경쟁 구도를 재편할 분수령으로 보고 있다.

 

넥슨은 2021년 일본법인을 통해 당시 1억달러(약 1130억원) 규모 비트코인 1717개를 매수했다. 평균 매입가는 5만8226달러였으며, 최근 거래가 기준 현 시점 수익률은 94%에 달한다. 초기 투자 직후 시세가 반토막났지만, 넥슨은 장기 보유 입장을 고수했다. 오웬 마호니 당시 넥슨 일본법인 대표는 “주주가치 제고와 글로벌 경제환경 내 현금성 자산 가치 보전을 위한 전략적 판단”이라 밝혔다. 결과적으로 넥슨은 세계 주요 상장사 중 비트코인 보유량이 가장 많은 기업 반열에 올랐다.

넷마블 역시 보유 비트코인 수를 8.29개에서 29.53개로 세 배 이상 늘렸다. 다양한 자산 포트폴리오를 통한 재무 안정성 제고가 목적이며, 장기 보유 기조를 유지 중이다. 위메이드는 자체 플랫폼 ‘위믹스’를 통한 블록체인 게임 생태계를 확장, 디지털 자산을 다양한 사업군에 적용하고 있다. 네오위즈, 카카오게임즈 등도 각자 금융자산화 전략과 BORA 플랫폼을 활용한 소규모 가상자산 보유 등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K-게임사들은 비트코인 단순 투자에 머물지 않고, 블록체인 신사업으로 적극 진출하며 ‘Web3 게임 산업’의 글로벌 경쟁에 나서고 있다. 넥슨은 자회사 넥스페이스를 통해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로 대표되는 블록체인 게임 생태계를 구축, 자체 토큰(NXPC)도 발행했다. 메이플스토리N에서 게임 재화와 토큰 교환이 가능하고, NFT 기반 자산 관리 및 거래도 지원한다. 다만, 현 국내 법제상 한국 유저는 서비스 이용이 제한된다.

 

위메이드는 위믹스 기반 P2E 생태계를 강점으로 MMORPG ‘레전드 오브 이미르’ 등 주요 타이틀을 170개국에 선보였고, 핵심 토큰(gWEMIX)을 게임 자산과 연계했다. 넷마블은 자회사 마브렉스를 통해 올해만 외부·자체 게임 온보딩을 확장, 하반기엔 MOBA·ARPG 등 다양한 글로벌 Web3 게임을 계획 중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자회사와 함께 싱가포르→UAE 등 해외거점 확장 및 블록체인사업 전열을 재정비하고 있다. 네오위즈 역시 예측마켓 등 신사업 전환에 나섰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마이크로스트래티지, 테슬라 등 비트코인 투자 기업과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의 대규모 경쟁이 전개되는 상황이다. 상대적으로 국내에선 규제 장벽과 합법화 이슈가 남아 있으나, 게임사들은 장기적 관점의 투자와 신산업 진출을 병행하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한국 게임기업이 가상자산과 블록체인 신산업을 결합하면, 콘텐츠 경쟁력과 재무 체질이 모두 강화될 수 있다”면서도 “산업 확장을 위해선 가상자산 관련 법제와 게임산업 허가제 등 정책적 불확실성 해소가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산업계는 게임사 블록체인 사업이 실제 글로벌 시장에 얼마나 안착할지 주목하고 있다.

윤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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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비트코인#블록체인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