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선수권 휘감은 질주”…김세정, 은빛 도전→한국 조정 새 역사
중국 상하이의 물살 위로, 팬들의 목소리가 진하게 흘렀다. 결승선을 가로지르는 김세정의 노는 끝내 멈추지 않았고, 한국 조정의 새 역사는 그렇게 힘차게 쓰였다. 세계 무대에서 처음 울려 퍼진 김세정의 은빛 질주는 한국 조정이 어디까지 나아갈 수 있는지 모두에게 묻고 있었다.
2025 세계조정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스컬(PR1 W1x) 결승은 26일 중국 상하이에서 펼쳐졌다. 김세정은 첫 출발부터 선두 그룹에 내내 머물며 완주에 집중했다. 경기 막바지 치열한 접전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힘을 끌어올렸고, 결국 2위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역사의 한가운데 섰다. 이로써 김세정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통틀어 세계조정선수권에서 메달을 목에 건 첫 한국 선수로 기록됐다.

그 동안 김세정은 수차례 패럴림픽 무대를 경험했지만, 메달과는 아쉬운 인연이 이어졌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2020 도쿄, 2024 파리 패럴림픽에 연속으로 출전하며 굳건한 존재감을 보여줬으나, 이번 은메달이 세계무대에서 돌아온 첫 값진 결실이 됐다.
김세정의 조정 인생에는 특별한 서사가 있다. 대학생 시절인 2004년 교통사고로 척수 장애를 얻었으나, 긴 치료와 재활을 거쳐 2009년 조정에 입문했다. 고된 시간 속에서 다시 노를 들었고, 패럴림픽 3회 연속 진출이라는 기록까지 남겼다. 이번 대회에서는 장애인, 비장애인을 모두 아우르며 대한민국 최초의 세계 조정 메달리스트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대한장애인조정연맹은 “김세정이 빛나는 이정표를 세웠다”며, 이번 성과로 한국 조정이 세계 강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원동력을 얻었다고 평가했다. 김세정의 투혼과 기록은 이후 국제 무대에서 더 많은 도전에 불을 붙일 것으로 보인다.
쉼 없이 흔들린 물결 위에서 김세정이 흘린 땀방울은 어느덧 전 국민의 응원으로 돌아왔다. 더 많은 꿈을 응원하는 박수와 환호 속에서, 김세정의 세계선수권 은메달 스토리는 한국 조정의 내일을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