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연속 이글포효”…김세영, 강풍 뚫고 4위 도약→순위 경쟁 불붙었다
강풍과 차가운 공기가 뒤섞인 스코틀랜드의 아침, 그린 가장자리에 모인 갤러리의 시선은 김세영을 향했다. 18번 홀의 날카로운 이글샷, 그리고 잇따른 버디는 LPGA 투어 ISPS 한다 스코틀랜드 여자오픈 2라운드에서 또 하나의 드라마를 썼다. 김세영은 이글 1개, 버디 4개, 보기 1개로 5언더파 67타를 적어내며, 중간합계 9언더파 135타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경기 초반 13, 14번 홀 연속 버디로 흐름을 만든 김세영은 18번 홀에서 칩인 이글이라는 극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1번 홀에서도 버디를 추가하며 무서운 집중력을 뽐냈고, 3번 홀에서 보기를 범한 뒤에도 6번 홀의 깔끔한 버디로 곧바로 만회하며 흔들림 없는 라운드를 완성했다. 전날 공동 7위였던 김세영은 단독 4위로 도약, 선두와는 3타 차다.

동료 선수들의 활약도 돋보였다. 김효주는 보기를 허용하지 않는 완벽한 경기 끝에 버디 6개로 6언더파를 기록했다. 2023년 준우승의 기억을 힘으로 삼아 중간합계 8언더파, 단독 5위 자리에 올랐다. 윤이나 역시 5언더파 67타로 7언더파를 기록하며 공동 6위에 이름을 올렸다. 전인지는 4언더파 140타로 공동 12위, 양희영과 주수빈은 3언더파 141타, 이미향, 신지은, 김아림, 최혜진, 임진희 등도 각기 순위권에서 선전했다.
프로 데뷔전에서 맹타를 보여준 로티 워드는 이날 버디 7개로 단독 선두를 지켰다. 세계랭킹 1위 넬리 코르다와 나나 마센도 공동 2위로 추격전을 이어가며, 선두권 경쟁은 안개 속으로 접어들었다. 반면 1라운드 선두를 달렸던 샬럿 라파는 컷 탈락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김세영은 강한 바람과 추운 날씨를 이겨낸 비결에 대해 “전반에 좋은 스코어를 내서 만족스럽다”고 전했다. ISPS 한다 스코틀랜드 여자오픈은 남은 3, 4라운드에서 더욱 뜨거운 순위 경쟁이 예고돼, 최종 우승 행방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바람이 멈추지 않는 해안의 필드. 손끝과 시선에 실린 긴장, 그리고 잔디에 새겨진 기록의 흔적. 중계는 오늘 밤 스포츠 팬들의 아쉬움과 희망가 사이에 또 한 번의 여운을 남길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