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부인에서 특검 출석까지”…김건희, 공직 권력 논란 끝 피의자 신분 전락
영부인 김건희 여사가 8월 6일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되면서, 대통령 배우자에서 범죄 수사 대상이 된 첫 사례로 기록됐다. 공천 개입, 건진법사 청탁 등 복수의 의혹을 둘러싼 논란 속에서 김 여사는 2년 11개월간의 영부인 재직 기간 내내 정치적 파장을 일으킨 인물로 남았다.
김건희 여사는 2017년부터 문화예술 전시기획사 코바나컨텐츠 대표로 활동하며 언론에 꾸준히 등장했다. 마크 로스코, 르코르뷔지에 등 대형 현대미술전 연이은 흥행으로 전시기획자의 입지를 다졌다. 그러나 남편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찰 요직을 거치며 ‘스타 검사’로 발돋움한 것이 김 여사의 사회적 주목도 상승과 직결됐다.

두 사람은 2012년 3월 결혼하며 처음 공식적으로 세간의 이목을 받았다. 당시 윤 전 대통령은 대검 중수부 중수1과장이었고, 김 여사는 12세 연하의 문화예술 사업가였다. 이후 김 여사는 언론 인터뷰에서 “오래 알고 지내던 한 스님의 중매로 연이 이어졌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여사는 학력 경력에도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숙명여대 교육대학원 미술교육학 석사, 국민대 테크노디자인대학원 박사 학위 소지자로 알려졌지만, 논문 표절 및 입학자격 미달 문제로 모두 학위가 취소됐다.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에서 경영전문석사 취득 과정 중 만난 김예성씨는 훗날 ‘집사게이트’의 핵심 인물로 지목됐다.
공적으로 잘 드러나지 않던 김 여사는 2019년 7월 25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 임명장을 받는 자리에 동행하면서 공식 석상에 등장했다. 이를 전후로 코바나컨텐츠 협찬 의혹,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및 허위 이력 등 각종 고발과 비판이 쏟아졌다.
2021년 윤석열 전 대통령의 정계 입문과 함께 김 여사의 논란도 한층 격화됐다. 당시 허위 이력 논란이 정점에 달하자 김 여사는 “남은 선거기간 조용히 반성하고 성찰하겠다”며 대국민 사과에 나섰지만, 대선 이후까지 각종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2022년 3월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김 여사의 권력 사유화, 사익 추구 의혹이 반복적으로 제기됐다. 정가에서는 김 여사가 대통령 위에 군림한다는 ‘V 0’(브이 제로)라는 별명이 암암리에 회자됐다.
윤 전 대통령의 탄핵과 파면(2025년 4월) 이후, 김 여사의 각종 범죄 의혹 수사가 본격화됐음에도 혐의 입증에는 번번이 실패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지난해 7월, 수사 검사들이 대통령경호처 건물에서 김 여사를 조사한 특혜 논란 또한 국민적 여론의 질타를 불렀다. 야당은 “권력 사유화”, “권력 이용 사익 추구” 등 강경하게 반발했다.
정치권은 김 여사를 둘러싼 논란이 야권 중심의 특검 도입 드라이브와 맞물려 정국 주요 변수로 떠오를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은 김건희 특검법안을 세 차례 추진했지만 모두 대통령 거부권 행사에 막혔다. 이에 보수 진영은 “정치적 보복성 수사”라며 반대 입장을 내기도 했다.
특검 소환과 피의자 신분 전환으로 김 여사 개인은 물론 윤석열 전 대통령까지 정치적 책임 공방이 심화될 전망이다. 정치권은 향후 특검 수사 결과와 재판 경과에 따라 대선 지형 변화 등 파장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