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화로 디지털 결제 혁신”…유럽 9개 은행, 스테이블코인 공동 발행 파장
현지 시각 9월 25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ING, 유니크레딧(UniCredit), 카이사방크(CaixaBank) 등 유럽 9개 은행이 공동으로 유로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2026년 하반기 출시한다는 중대 발표를 내놨다. 이번 조치는 미국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빠르게 장악해온 글로벌 디지털 결제 시장에 유럽의 전략적 자율성을 확보하기 위한 시도로 해석되며, 유럽 금융시장 전반에 영향이 예상된다.
은행들은 이날 공동 성명을 통해 새로운 합작사를 설립하고, 네덜란드 중앙은행에 전자화폐 기관 라이선스를 공식 신청했다고 밝혔다. 참가 은행에는 반카셀라(Banca Sella), KBC, 단스케은행(Danske Bank), 데카방크(DekaBank), SEB, 라이파이젠은행인터내셔널(Raiffeisen Bank International) 등이 포함됐으며, 각 은행은 개별적으로 6천억 달러 이상 규모의 자산을 운용 중이다. 이들이 추진하는 유로 스테이블코인은 미카(MiCA) 규정을 엄격히 준수함으로써, 24시간 실시간 송금, 초저비용 결제, 국경 간 거래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할 것으로 예고됐다.

그동안 유럽 내 결제 시스템은 미국발 스테이블코인과 달러 기반 디지털 자산에 점차 잠식돼 왔다. 지난해 12월부터 미카(MiCA) 규제가 본격 시행된 이후, 유럽 각국 은행은 자국 통화 기반 디지털자산 도입 필요성을 강하게 제기하며, 공급망 관리와 실물경제 연계까지 아우르는 신뢰받는 유럽식 결제 표준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럽연합(EU) 내에서 발 빠른 움직임이 나타나자 은행권 내부에서는 디지털 금융주권 확보와 실물경제-디지털 자산 연계를 통한 산업 생태계 확장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규제 승인 절차 지연이나 익숙한 달러 스테이블코인과의 경쟁 심화 등을 우려한다. 현지 경제지들은 ‘유럽 금융권이 금융 인프라 전면 전환을 표방했다’며 정책적 실효성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외신들도 “유럽 은행들이 직접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뛰어든 것은 단순한 결제 혁신을 넘어 글로벌 금융 질서에 변화의 신호탄”이라고 평가했다.
향후 전망에 대해 업계는 유로 스테이블코인이 정상적으로 자리 잡을 경우, 은행들이 전용 지갑 서비스와 수탁 서비스 등 다양한 부가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한다. 블록체인 기반 프로그래머블 결제, 공급망 관리 등 확장성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다만, 글로벌 시장에서 미국 달러의 지배력을 단기간 내 얼마나 견제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국제사회는 이번 시도가 유럽 내외 결제 질서에 어떠한 변화를 불러오는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