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 국감 내란 단죄 vs 물러나라”…추미애·나경원, 사법개혁 둘러싼 정면 충돌

여야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 마지막 날까지 격렬하게 충돌했다. 10월 30일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국감은 막말과 고성이 오가며 끝까지 파행을 면치 못했다. 추미애 위원장과 나경원 의원을 중심으로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사법개혁’과 ‘내란 책임’을 두고 정면으로 맞붙으면서 한국 정치의 고질적 갈등 구조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날 국감은 이재명 정부 첫 국회 국정감사의 최대 전장답게 초반부터 여야의 첨예한 대립이 이어졌다. 민주당은 12·3 계엄 사태와 관련해 사법부와 국민의힘 책임론을 연일 제기하며 “사법개혁의 필요성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추미애 위원장은 국감 마무리 발언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의 소란 행위가 지속돼 이미 발언을 제한했다. 곽규택 의원은 동료 의원에게 멸칭을 부르고 인신공격성 발언을 거듭해 경고받았다”고 지적했다. 또 신동욱 의원의 막말 등에 대해 발언권 정지를 통보했다.

이와 달리 국민의힘은 이번 국감이 “민주당의 이재명 대통령 무죄 만들기 쇼”로 전락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나경원 의원은 “민주당이 대법관 증원, 재판소원, 재판중지법 추진 등으로 사법 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며 “입법 내란”이라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조배숙 의원 또한 “재판중지법의 경우 공정성 훼손, 피해자 권리의 실효성 및 평등권 침해 등 위헌 소지가 농후하다”고 지적했다.

여야 의원들은 서로에게 모욕적 호칭을 주고받는 등 감정싸움으로까지 번졌다. 민주당 서영교 의원이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에게 ‘꽥꽥이’라고 쏘아붙이자 곽 의원이 ‘서팔계’로 맞받았다. 무소속 최혁진 의원은 “말하는 싸가지 저거”라며 파열음이 이어졌다. 결국 국감 종료 선언 이후 범여권 의원석에서만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이날 낮에는 한 시민단체가 법사위 국감에 ‘최악의 국감’, ‘F학점’을 준 평가를 두고서도 책임 공방이 벌어졌다. 민주당 전현희 의원은 “국민의힘이 국감 방해와 내란 동조에 몰두했다”고 비판했고, 나경원 의원은 “사법부 압박이 F학점 핵심”이라며 맞섰다.

총론적으로 민주당은 사법개혁 필요성과 계엄사태 책임론을, 국민의힘은 사법개혁 추진의 위헌성과 정치적 의도, 사법부 독립 훼손을 비판하며 맞섰다. 재판중지법, 재판소원, 법원행정처 폐지 등 주요 이슈를 둘러싸고도 양측의 평행선이 이어졌고, 관련 입법에 대한 사회적 논쟁도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권은 이날 국정감사의 여진 속에서 향후 사법개혁 이슈와 법원 관련 입법 논의를 둘러싸고 치열한 공방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