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규제, 혁신·정보 모두 위협”…애플, 디지털 시장법 적용에 강력 반발 파장

현지시각 기준 19일, 미국(USA) IT기업 애플(Apple)이 유럽연합(EU)의 디지털 시장법(Digital Markets Act, DMA) 적용과 관련해 공식 석상에서 규제 강화에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레그 조스위악 애플 글로벌 마케팅 부사장은 최근 글로벌 기자간담회에서 “EU 규제로 인해 애플의 핵심 기술과 생태계가 위협받고 있으며, 사용자 개인정보 보호에 심각한 위험이 초래될 수 있다”고 강조해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U는 지난 3월부터 애플에 대해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 운영체계의 상호운용성 강화를 명령하는 등 디지털 시장법 규정 준수를 압박해왔다. 이어 4월에는 애플이 앱스토어 정책을 통해 경쟁업체의 시장 진입을 방해한다는 이유로 약 5억 유로(약 8천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며 강경 대응에 나섰다. 애플은 상호운용성 의무 적용 제외를 요청했으나, EU 집행위원회는 이를 최근 공식적으로 거부하면서 회사 측 반발이 거세졌다.

조스위악 부사장은 “EU 당국이 의도한 바와 달리, DMA 적용이 애플만을 겨냥하고 있다”며 “삼성, 중국 기업, 기타 미국 경쟁사에는 유사한 기준이 적용되지 않아 공정경쟁이 저해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신규 기능의 경우 기술적으로 즉각 공유가 불가능할 뿐 아니라, 이미 ‘아이폰 미러링’ 등 일부 기능이 유럽 지역에서 차단됐다며 현지 이용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서비스의 통합이 애플 생태계의 핵심 가치인데, EU의 지나친 상호운용성 요구가 근본적인 사업 모델을 흔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애플 측은 DMA가 혁신과 지적재산권(IP) 보호마저 저해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에어팟 페어링 등 고유 기술이 경쟁사와 즉각적으로 공유될 경우 신제품 일정이 연기되고, 기존 대비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EU가 와이파이 접속 내역과 알림 기록 등 민감한 사용자 정보를 경쟁업체와 공유하도록 요구하는 점 역시 개인정보 보호 원칙에 정면으로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EU 내부에서는 플랫폼 기업의 시장 지배력 남용을 견제하고 디지털 경쟁을 촉진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입장이 대두된다. BBC, 르몽드 등 유럽 주요 매체들은 “EU가 강력한 테크 규제로 빅테크의 사업 방식을 사실상 재편하고 있다”고 평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글로벌 IT 기업들의 유럽 진출 전략뿐만 아니라, 미국·EU 간 기술 패권 경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여러 국가들이 EU식 규제 모델을 도입할지 여부에 대해 조심스럽게 관망하는 분위기다. 앞으로 디지털 시장법의 실제 효력 및 애플 등 기업들의 대응이 국제 디지털 규범 재편에 어떤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