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현숙 손끝에 묻어난 시간”…최양락, 거울 앞 작은 변화→부부사랑 짙어진 밤
팽현숙의 따뜻한 손길이 머리 위로 닿는 순간, 최양락의 눈가에 스며드는 미소와 함께 두 사람의 추억이 겹쳐졌다. ‘1호가 될 순 없어2’의 무대는 화려함을 거두고, 그들의 일상 안으로 깊게 들어간다. 가는 세월 앞에 마주한 머리카락의 변화, 그리고 삶에 다시 피어나는 새로운 감정이 방송을 지그시 물들였다. 버거운 고민마저 때로는 농담과 웃음이 돼 오가는 팽현숙과 최양락, 그들만의 언어로 사랑을 견고히 쌓아간다.
18일 방송된 ‘1호가 될 순 없어2’ 4회에서는 옛 추억이 자꾸만 떠오르는 팽현숙이 최양락의 리즈 시절을 돌려주려 애쓰는 노력이 담겼다. 최양락은 여전히 과거의 모습을 지키려 하지만, 더욱 얇아진 머리카락과 현실은 쉽사리 외면하기 어려웠다. 팽현숙은 이를 이해하고, 몰래 탈모 전문 병원을 찾으며 한상보 원장의 진단을 듣는다. 모발 이식이라는 말을 접한 뒤 팽현숙은 결연해졌고, 최양락 또한 시술에 대한 두려움과 술자리를 놓치고 싶지 않은 현실 사이에서 갈등한다.

좌절에 머무르지 않고, 팽현숙은 또 한 번 새로운 시도를 택했다. 부분 가발 전문점을 찾아 최양락에게 화사한 스타일을 입힌 뒤, 그를 거리로 이끈 것이다. 장발, 방탄소년단 뷔 그리고 손흥민 스타일까지 직접 체험한 최양락의 변화에 행인들의 반응도 유쾌함을 더했다. 네 컷 사진 앞 설렘 어린 시선, 팽현숙의 “뒷모습만 봐도 여전히 설렌다”는 진심은 오랜 부부 사이에 남은 여운을 다시금 일깨웠다. 그러나 여전히 모발 이식에 대한 최양락의 완고함은 두 사람 사이에 숙제로 남았다.
같은 날 방송에서는 갈갈부부 박준형과 김지혜의 현실 결혼이 또 다른 울림을 전했다. 시즌1의 화제성을 여전히 이어가는 두 사람은 4년째 유지 중인 ‘예약제’라는 집안 규칙으로 일상의 소소한 변주를 만들어간다. 박준형은 아침밥 준비부터 두 딸 챙기기로 분주했으나, 사춘기 딸들과의 거리는 점점 멀어지고 있었다. SNS로 적적함을 달래던 박준형은 장난스럽게 ‘셋째’를 언급해 김지혜를 놀라게 만들었다. 김지혜는 “예약이라도 잘 해야지”라며 현실감 있는 답변을 건넸다.
이어진 정력 테스트에서는 1분 200번 발박수치기에 강재준이 우승하며 웃음을 줬고, 손민수는 초반부터 힘이 빠져 모두를 즐겁게 했다. 정호철은 그 모습을 ‘보여주기 식’이라 언급하며 현장의 분위기를 매끄럽게 풀어냈다. 박준형 역시 김지혜의 소망에 응하듯 운동을 시작했지만, 체력이 일찌감치 바닥나며 ‘예약제’에 암묵적 제동이 걸렸다. 김지혜는 “크리스마스에 산타 없는 걸 알아도 트리 밑에 가본다”며 아쉬움을 토로했고, 퇴색되지 않는 부부의 진솔한 감정을 남겼다.
비록 무대 위 스포트라이트는 사라졌지만, 팽현숙과 최양락, 박준형과 김지혜가 보여주는 용기와 변화는 누구나 겪는 일상의 슬픔과 기쁨으로 시청자 마음을 씻어낸다. 부부란 서로를 다시 배우고, 변하는 자신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는 과정임을 이들이 조근하게 전한다. 꾸밈없는 웃음 뒤에 숨은 진짜 이야기, 그리고 부부애의 새로운 의미가 차분히 밀려든 밤이었다.
개그맨 부부들의 일상과 변화의 순간이 깃든 ‘1호가 될 순 없어2’는 매주 수요일 저녁 8시 50분 시청자들 곁을 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