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3분기 영업이익 484억”…해킹 여파에 90.9% 급감
SK텔레콤의 3분기 영업이익이 48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0.9% 급감하며 해킹 사고의 경제적 충격이 본격적으로 가시화됐다. 고객 보상, 과징금 부담 등으로 실적 악화가 심화된 가운데 통신업계 전반에 미치는 여파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가입자 신뢰 및 통신시장 비용구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업계의 위기 대응과 신사업 성과 창출이 향후 실적의 주요 변수로 떠오른다.
30일 SK텔레콤에 따르면 2025년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484억 원을 기록해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90.9% 급감했다. 매출도 3조9,781억 원으로 12.2% 줄었고, 순이익은 1,667억 원 적자로 돌아섰다. 이는 연합인포맥스 집계 시장 전망치(124억 원)를 290.9% 상회한 수치이지만, 대규모 해킹사고로 인한 일회성 비용이 실적 전반을 위축시켰다는 평가다.

실적 악화의 직접적 배경은 지난 4월 발생한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따라 SK텔레콤이 7~8월 대규모 가입자 지원 정책을 실시한 데 있다. 위약금 면제, 통신요금 50% 감면, 데이터·T멤버십 등 혜택을 포함한 ‘고객 감사 패키지’로 약 5,000억 원의 비용이 발생했다. 여기에 8월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부터 1,348억 원의 과징금이 부과되며 수익성에 타격을 입었다.
SK텔레콤 김양섭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동통신 매출이 전분기보다 5,000억 원 감소하는 등 실적 악화는 대부분 해킹 사고에 기인한다"고 밝혔다. 4분기 역시 멤버십과 데이터 추가 제공 등 가입자 혜택이 이어지면서 매출 감소 기조가 지속될 전망이다. 다만 3분기 대비 감소폭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실적에 대해 SK텔레콤은 이동통신 매출 정상화와 비용 효율화 추진을 통해 해킹 전 수준의 이익 회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해킹 여파 속에서도 3분기 말 기준 5G 가입자는 1,726만 명으로 전분기 대비 24만 명 증가했고,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도 순증 전환을 기록했다.
SK텔레콤의 AI 신사업이 매출 견인 역할을 부분적으로 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부문은 판교 센터 인수와 GPU 임차 사업 확대로 1,498억 원, 인공지능 전환(AIX) 사업도 557억 원의 매출을 거두며 전년 대비 35.7% 성장했다. 아마존웹서비스(AWS), 오픈AI 협력을 통한 울산·서남권 AI 데이터센터 구축, 구로지역 신규 데이터센터 건립 등 신사업 강화 기조도 이어지고 있다.
김 CFO는 “지난 6개월간 어려운 시기를 겪었으나 고객 신뢰 회복과 AI 사업 실적에 더욱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3분기 비상경영 상황을 이유로 배당을 실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김 CFO는 “배당을 하지 못해 죄송하다”며 “내년 실적 정상화와 함께 예년 수준 배당 회복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해킹 여진에 따른 불확실성, 가입자 이탈, 통신시장 비용부담 확대에 더해 AI 신사업 성과가 SK텔레콤 실적 회복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통신시장과 AI 데이터센터 성장세, 고객 신뢰 회복 정도가 실적 방향을 좌우할 것으로 관측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