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이 바이오 스타트업 품는다”…아스텔라스·창진원, 글로벌 신약 협업 선언
글로벌 생명과학기업 아스텔라스와 창업진흥원이 바이오 신약 개발 분야에서 국내 유망 스타트업을 공동 지원하는 ‘글로벌 기업 협업 프로그램’을 출범했다. 일본 소재 아스텔라스 츠쿠바 연구소와 연구 인프라, 전문가 네트워크를 활용해 K-바이오 스타트업의 사업 성장과 글로벌 진출을 촉진하겠다는 전략이 본격화됐다. 업계는 대기업과 정부 산하기관의 연계 모델이 ‘신약개발 글로벌 경쟁’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번 프로그램은 아스텔라스와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창업진흥원이 국내 신약 물질 탐색·발굴 스타트업을 선정, 공동 R&D 공간과 글로벌 컨설팅, 네트워킹을 제공하는 것이 골자다. 아스텔라스는 일본 츠쿠바 연구소 내 사쿠랩-츠쿠바 실험실 및 사무 공간을 제공하고, 연구진 및 파트너 기업과의 유기적 협업도 지원한다. 창업진흥원은 프로그램 전반 운영과 연구 자금 지원을 맡아, 스타트업의 조기 성장과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다각적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지원 대상에는 차세대 T세포 기반 면역항암제를 개발하는 ‘티큐브잇’과 AAV 바이럴 벡터 엔지니어링에 특화된 ‘아바타테라퓨틱스’ 등 국내 스타트업 2곳이 선정됐다. 이들은 아스텔라스와의 오픈이노베이션 협력 모델을 기반으로, 신약 후보 물질 검증 및 글로벌 임상 진입 가능성을 타진한다.
특히 이번 프로그램은 국내 초기 바이오 기업이 글로벌 빅파마의 첨단 연구 인프라와 네트워크, 다학제 전문가 컨설팅을 직접 활용해 신약 발굴 및 사업화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병원·제약 등 실수요자와의 연계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 진입 장벽으로 꼽혀온 R&D 자금과 사업 확장 기회를 동시에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제약시장에서 오픈이노베이션, 즉 대기업-스타트업 간 공동 연구와 실험 인프라 공유, 전략적 M&A 등은 지속적으로 강화되는 추세다. 미국·유럽에서는 세계적 제약사가 임상 역량과 R&D 허브를 스타트업에 제공, 신약개발 기간과 비용을 줄이고 혁신 가능성을 높이는 사례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한국에서도 연구 공간 제공, 자금 지원, 임상 설계 지원 등 민관 합동 ‘기술 스케일업’ 모델이 출현함으로써, 글로벌 신약개발 허브로의 도약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본 프로그램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IND(임상시험계획) 승인 등 국내외 임상 허들 및 기술 상용화 진입장벽까지 단계적으로 지원하는 시스템이 포함돼 있다.
아스텔라스 측은 “혁신 기술이 환자 치료 가치로 이어지는 데 다양한 전문성, 경험 교류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창업진흥원 역시 “스타트업이 글로벌 제약사 리소스를 활용, 성장 속도를 높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는 이번 협업이 한국 바이오 스타트업 생태계에 새 성장 동력을 불어넣는 테스트베드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