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 32초32, 새 이정표”…혼계영 대표팀, 400m 첫 결승→7위의 의미
싱가포르의 밤, 아레나 경기장에 긴장과 설렘이 교차했다. 4인의 한국 수영 대표들은 결승 출발대를 응시하며 각자만의 호흡을 다잡았다. 혼계영 400m에서 울려퍼진 응원은 이들의 노력과 기대를 조용히 응축했다. 결국 3분 32초32. 마침내 혼계영 대표팀이 세계선수권 결승에 첫 진출하며, 8개팀 중 7위라는 기록으로 역사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이번 2025 세계수영연맹 세계선수권 남자 혼계영 400m 결승에서는 이주호, 최동열, 김영범, 황선우가 한 조를 이루어 경기를 치렀다. 단체전 특성상 배영, 평영, 접영, 자유형을 순차로 이어가는 형식이지만, 이날 선수 각각의 움직임에는 오랜 준비의 흔적과 치열함이 느껴졌다. 대표팀은 당일 예선에서 3분 32초54로 8위로 결승에 올랐고, 결승에서는 0.22초를 단축시키며 7위로 한 단계 올라섰다. 이전 한국이 보유한 기록에는 0.27초 뒤졌으나, 세계무대에서 결승에 직접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혼계영 400m 종목 결승 진출은 남자 계영 800m에 이어 한국 단체전 사상 두 번째 기록이다. 이주호는 "최하위가 아닌 7위로 마치며 자신감을 얻었다"고 전했고, 최동열 역시 결승 경험의 차이를 강조했다. 김영범은 "예선보다 나은 기록으로 결승을 마쳐 기쁘다"는 소감을 전달했다. 무엇보다 황선우는 첫 결승 진출 자체의 남다른 의미를 되새기며, "앞으로 더 발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각 선수별 한층 성숙한 표정에는 국제무대 첫 결승이라는 중압감과 성취가 고스란히 묻어났다.
이번 대표팀의 목표와 과정을 총괄한 김효열 총감독은 "황선우, 김우민의 경기 감각 회복, 김영범·김승원 기량 파악, 유망주 경험 축적 등 과제를 90% 이상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감독은 이어 "귀국 후에는 내년 아시안게임을 목표로 본격 훈련에 임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팬들은 아레나 장내에서 박수와 함성을 아끼지 않았고, 현장 분위기는 한층 고조됐다.
하루의 끝, 좌절을 딛고 일어선 수면 위 파장은 조용히 전해졌다. 이번 기록은 단순한 숫자가 아닌, 도전의 연장선 위에서 탄생한 값진 희망이었다. 혼계영 대표팀의 여정은 이제 다음 무대를 향한다. 귀국 다음 날부터는 내년 아시안게임 준비가 본격적으로 이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