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통신사, AI 전략 맞손”…KT, 글로벌 협력 강화로 산업 판도 변화
인공지능(AI) 협력이 한중일 통신 산업의 경쟁 구도를 바꾸고 있다. KT를 비롯해 중국의 차이나모바일, 일본의 NTT도코모는 ‘제4회 글로벌 AI 컨퍼런스 2025 서울’을 통해 AI 기술 전략 및 활용 성과를 집중적으로 공개하며, 전방위적 공동 대응 집단을 갖췄다. 업계는 이번 컨퍼런스를 가리켜 ‘동북아 AI 협력의 시험대’로 평가하며, 향후 글로벌 통신 시장의 주도구도를 좌우할 변수로 주목하고 있다.
KT와 차이나모바일, NTT도코모는 26일 서울에서 열린 '글로벌 AI 컨퍼런스 2025'에서 AI 에이전트, 보안, 데이터 활용을 주제로 각국의 전략과 최신 사례를 발표했다. 이번 행사는 2011년부터 지속된 한중일 통신사 연합체(SCFA)의 일환으로, 기존 로밍·네트워크·IoT 협력을 넘어 AI·AX(Agent Experience, 에이전트 중심 사용자경험)까지 파트너십을 확장하는 계기가 됐다. 특히, 첫 번째 세션에서는 한국 정부가 추진 중인 AI 정책과 KT의 책임감 있는 AI 기술 전략이 소개됐으며, 차이나모바일과 NTT도코모 역시 자국 시장에서의 에이전틱 AI 활용, 빅데이터 기반 가치 창출 사례를 공유했다.

AI 기반 에이전트(Agentic AI)는 통신산업 내 고객 맞춤형 서비스, 장애 자동 해결, 데이터 보안 강화 등 실질적 혁신 동인으로 작용한다. 올해 행사에서는 AIM 인텔리전스, 스노우플레이크, 화웨이 등 글로벌 기술기업들이 안전·신뢰성·스케일링 측면의 AI 응용법을 발표해 ‘다계층 데이터 활용+고성능 대화형 AI’라는 최신 트렌드도 부각했다. 특히 KT의 ‘K 인텔리전스’, 차이나모바일의 ‘지우티안 MoMA’, NTT도코모의 ‘LLM 밸류 애디드 플랫폼’ 등 각 사가 준비한 시연 제품은 에이전트 플랫폼 경쟁력과 시장 확장성을 가늠할 수 있게 했다.
한중일 통신 3사 모두 AI 기반 서비스의 국제적 연동성, 표준화, 데이터 상호보안이 핵심이며, 이를 바탕으로 스마트 네트워크 고도화와 수요 맞춤형 콘텐츠 개발까지 확장 가능하다고 밝혔다. 패널토론에서는 각국 리더들이 ‘책임성 있는 AI’, ‘생태계 관점의 협력 전략’, ‘시장별 정책 차이에 따른 적용방식’ 등을 논의하며 글로벌 시장 환경에 적합한 AI 실행과제를 제시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미국 버라이즌·AT&T, 유럽의 보다폰도 통신망에 AI를 접목해 실시간 네트워크 최적화, 5G+AI 통합 플랫폼 개발 등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반면 동북아 3사는 에이전틱 AI를 전진배치해 B2C·B2B 서비스에서 차별화된 경험 창출에 방점을 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가별 데이터 규제, AI 거버넌스 등 상이한 정책 환경을 조율하는 것이 본격 상용화의 과제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배순민 KT 기술혁신부문 AI 퓨쳐 랩장은 “이번 행사는 한중일 통신사가 책임감 있는 AI 발전 비전을 공유한 의미 있는 자리”라며, “향후 글로벌 협력을 통한 기술력 공동제고 및 AI 산업의 국제 경쟁력 확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계는 동북아 3국 간 통신 인프라와 AI 생태계협력이 실제 시장 주도권 경쟁에서 어떤 효과를 낼지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