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 3골 속도전”…서울, 울산 천적 징크스 끊고→3경기 만에 값진 승리
궂은 날씨에도 2만여 팬의 숨죽인 시선이 서울월드컵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팽팽한 긴장감 아래 맞선 양 팀은 전반전부터 치열한 기 싸움을 벌였다. 전반 6분 김진수의 정확한 크로스를 감각적인 슛으로 연결한 최준의 선제골이 포문을 열었고, 조영욱과 황도윤의 연속포가 이어지며 서울의 공격 본능이 거침없이 꽃피었다. 마지막 휘슬이 울린 순간, 서울은 울산을 3-2로 제치며 3경기 만에 값진 승리를 품에 안았다.
경기 내내 서울은 빠른 템포와 폭넓은 측면 전개로 울산의 허리를 흔들었다. 특히 전반 30분, 김진수의 날카로운 크로스가 조영욱의 헤더골로 연결되자 벤치까지 환호로 들썩였다. 이어 38분엔 안데르손의 컷백 패스를 받은 황도윤이 힘찬 오른발 슈팅으로 두 골 차 리드를 완성했다. 영플레이어로 주목받은 황도윤은 이날 투지와 침착함을 동시에 보여줬다.

울산 역시 가만히 있지 않았다. 전반 22분 조현택의 크로스를 고승범이 골문 앞에서 마무리하며 1-1 동점을 만들었고, 후반 들어 라카바와 강상우 등 공격자원을 잇달아 투입해 서울을 몰아붙였다. 종료 직전 강상우의 패스를 받은 에릭이 시즌 10번째 골로 추격에 불씨를 당겼지만, 서울의 밀집 수비에 번번이 막히며 더 이상 골문을 열지 못했다.
이날 승리로 서울은 승점 40점을 쌓으며 리그 5위를 지켰다. 특히 7월 20일 울산전 23경기 무승 징크스를 깬 데 이어, 이번 시즌 두 차례 연속 울산을 꺾으며 천적 관계를 완전히 벗어났다. 반면 울산은 최근 2연패에 빠지며 파이널A 진출 경쟁에서 다소 불리한 입장이 됐다.
경기가 끝난 뒤 이어진 팀의 멀티 플레이어 고광민의 은퇴식은 의미 있는 순간을 더했다. 오랜 시간 서울을 위해 헌신했던 고광민과 동료 선수들의 모습은 관중들에게 진한 울림을 남겼다. FC서울의 시즌 두 번째 연승과 함께,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여름밤은 오랜 여운을 남겼다. FC서울의 다음 경기는 상위권 수성과 파이널A 진입을 향한 또 다른 도전이 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