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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골 새긴 백승호”…버밍엄, 승점 7점→챔피언십 5위 도약 드라마
스포츠

“결승골 새긴 백승호”…버밍엄, 승점 7점→챔피언십 5위 도약 드라마

신도현 기자
입력

세인트앤드루스 스타디움에는 침묵과 숨죽임으로 가득 찬 순간이 흘렀다. 전반 40분, 버밍엄 수비에서 빠른 전진이 이어지고 이선 레어드가 문전으로 날카롭게 접어들 때, 백승호는 잔디 위에 넘어지며도 결코 시선을 놓지 않았다. 오른발에서 떠난 슈팅이 옥스퍼드 골문 구석을 흔드는 순간, 관중석의 환호와 백승호의 호흡이 뒤섞였다. 리그 복귀골의 가치를 증명한 백승호는 결승포로 팀의 연승을 이끌었다.

 

2025-2026 잉글랜드 프로축구 챔피언십 3라운드는 23일 영국 버밍엄 세인트앤드루스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홈팀 버밍엄 시티는 옥스퍼드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1-0으로 승리했다. 경기 초반부터 점유율을 장악한 버밍엄은 상대 골문을 지속적으로 위협했으나, 결정적 한 방이 쉽게 나오지 않았다.

“결승골 새긴 백승호”…버밍엄, 옥스퍼드 1-0 꺾고 2연승 질주 / 연합뉴스
“결승골 새긴 백승호”…버밍엄, 옥스퍼드 1-0 꺾고 2연승 질주 / 연합뉴스

팽팽한 흐름을 깨뜨린 것은 백승호였다. 전반 종료 직전, 이선 레어드의 침투와 컷백에 맞춰 백승호가 페널티지역 왼편에서 오른발 슈팅을 날렸다. 넘어진 채로 만든 볼은 그대로 옥스퍼드의 골문 오른쪽을 갈랐다. 이 골 하나로 승부는 기울었고 버밍엄은 조직적인 수비로 옥스퍼드의 후반 공세를 반드시 막아냈다.

 

백승호에게는 시즌 첫 골이자 챔피언십 복귀골이었다. 이날도 풀타임을 소화하며 안정적인 볼 전개와 왕성한 활동량을 보여줬고, 축구통계사이트 소파스코어는 팀 내 최고 평점 7.8을 부여했다. 지난 시즌 1골 3도움으로 2부 복귀에 큰 몫을 했던 백승호는 올 시즌 초반부터 경기의 승부처에서 자신의 가치를 명확히 각인시키는 중이다.

 

버밍엄은 이번 승리로 정규리그 2승 1무(승점 7점), 리그 5위에 이름을 올렸다. 14일 카라바오컵 1라운드 승리까지 포함하면 올 시즌 공식전 4경기 연속 무패를 수확했다. 4라운드에서는 중상위권 도약과 연승 행진의 분수령이 될 다음 경기가 기다린다.

 

챔피언십 코리안리거들의 활약도 주목을 받았다. 스토크 시티의 배준호는 사우샘프턴 원정에서 선발 출전해 후반 26분까지 뛰었으나 공격포인트는 기록하지 못했다. 하지만 스토크 시티는 수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2-1로 승리해 3연승을 이어가며 선두 자리를 지켰다. 토트넘에서 포츠머스로 임대된 양민혁은 3라운드에서 벤치를 지켰고, 포츠머스는 웨스트 브로미치와 1-1로 비겼다.

 

아침이면 이른 햇살에 젖어드는 잔디, 어둠 속에서 홀로 페널티 area를 응시하던 백승호의 표정, 그리고 끝없는 관중의 손짓까지. 버밍엄이 기록한 연승의 의미는 단순한 승점 이상의 깊은 울림을 남긴다. 팀과 팬 모두의 염원을 담았던 결승골의 순간은 챔피언십의 뜨거운 여름 속에서 백승호라는 선수의 존재감을 새기며, 다음 라운드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신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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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호#버밍엄#옥스퍼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