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무역 60년, 352배 불꽃 성장”…한국무역협회, 소부장 협력 확장→첨단산업 시너지

60년의 시간이 한일 양국 무역의 지도 위에 깊이 새겨졌다. 한국무역협회가 19일 발표한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 한일 기업협력의 현주소와 발전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한일 무역은 1965년 국교 정상화 이후 2억달러에서 2024년 772억달러로 352배 성장했다. 한때는 수직적 분업 체계 속에서 일본의 섬유·화학 기계와 한국의 의류가 오가던 교역 구조가, 2000년대 이후에는 IT와 중화학 중심의 중간재 교역 파트너십으로 재편됐다.

산업과 기술, 그리고 미래로 뻗어가는 협력의 곡선도 뚜렷하다. 한일 산업 내 교역 지수는 1988년 0.25에서 2024년 0.42로 상승했다. 이 수치는 두 나라가 산업 밑바탕에서 서로의 성장 동력이 돼주고 있음을 의미한다. 중간재 협력이 확대되는 과정은 반도체와 석유제품, 철강 등 주력 산업에서 남다른 시너지를 불어넣었고, 보고서는 향후에도 모빌리티와 바이오, 차세대 반도체 같은 첨단산업 영역에서 양국 기업들이 소재·부품·장비, 즉 소부장 분야 협력을 더욱 깊이 있게 전개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무역과 협력이 이어지는 현장에서도 소부장은 핵심 키워드로 떠올랐다. 무협이 실시한 최근 설문조사 결과, 한국 기업 47.4%, 일본 기업 59.2%가 소부장 공급망 협력지원을 가장 중요한 정책 과제로 꼽았다. 꾸준한 수치적 성장이 현실의 몸짓이 되기 위해서는 규제 완화와 투자 인센티브, 그리고 인적·기술 교류 확대가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세부 협력방안을 놓고도 미래가 그림처럼 펼쳐진다.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통합 교통 데이터 결제 시스템 기술을 위한 한일 공동 컨소시엄이 제안됐고, 차세대 반도체 분야에서는 설계·제조·디자인 솔루션 파트너 간 강력한 연계, 그리고 포괄적인 연구개발 협력 플랫폼 구축이 강조됐다. 바이오와 핵심광물·에너지 영역에서도 전략적 협업이 가능하다는 전문가 평가가 이어졌다.

김나율 한국무역협회 연구원은 “규제를 낮추고 기업 투자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한편, 기술과 인적 교류 통로를 확장해 나가는 일이 두 나라 공동 성장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향후 한국과 일본은 소부장 공급망을 뛰어넘어 첨단산업 전반에 걸친 신뢰와 파트너십 구축을 통해 새로운 미래 동반자로서의 길을 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