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두 국가론 편들기”…국민의힘·개혁신당, 이재명 대통령 'END 이니셔티브' 강도 높게 비판

정치권이 이재명 대통령의 'END 이니셔티브'를 두고 정면 충돌했다. 25일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이 대통령이 유엔 총회에서 선포한 한반도 냉전 종식 방안에 대해 "북한의 두 국가론을 편든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이날 대전시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대북 제재 공조에 힘을 모으는 동맹국들 앞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흡수통일도, 적대적 행위도 하지 않겠다며 사실상 북한의 손을 들어줬다"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 헌법과 법률은 남북 관계를 국가 관계로 인정하지 않는다"며 "평화 통일을 실현할 책무가 있는 대통령이 헌법을 정면 부정하는 발언을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의 구상은 실패가 자명하다면서, 과거 정부들의 대북 지원과 협력 정책이 연평해전,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전, DMZ 목함지뢰의 비극으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장 대표는 "이재명 정권이 끝내고 싶은 것은 한반도 대결이 아니라 결국 국민의 생명과 안전, 대한민국 안보와 자유·번영의 시대"라며 "END 이니셔티브가 결과적으로 우리 안보를 끝장내려는 의도를 가졌다고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도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말한 END 구상은 교류, 정상화, 비핵화로 설명됐지만 결국 '끝없이 순진한 꿈'에 불과하다"며 "햇볕정책과 평화번영정책도 이미 두 번이나 좌절했다. 이번에도 같은 환상을 반복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는 정책이 아니라 망상이고, 외교가 아니라 자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정부가 북한의 환심을 사려는 노력이 일방적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이 과정은 일방적 구애가 아니라 스토킹에 가깝다”고 날을 세웠다. 이 대표는 "희망이 아니라 냉정한 현실 인식이, 선의가 아닌 실력이 평화를 지켜낸다. END 이니셔티브가 안보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앞서 뉴욕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교류(Exchange), 관계 정상화(Normalization), 비핵화(Denuclearization)를 골자로 한 한반도 적대 종식 구상을 내놨다. 이에 따라 정치권에서는 철학과 전략을 두고 첨예한 대립이 격화되는 모습이다.

이날 국회는 'END 이니셔티브'를 둘러싼 여야 간 공방이 이어졌으며, 향후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와 안보 노선을 둘러싼 논쟁이 가열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