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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금빛 등반”…이도현, 세계선수권 리드 첫 우승→한국 남자 선수 최초 기록

신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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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끝에 매달린 시간이 길어질수록 숨죽인 관중의 응원 열기는 점점 짙어졌다. 결승 7번째 주자로 나선 이도현은 한 손 한 손 끝을 더하며, 고도의 집중력으로 무대를 단숨에 압도했다. 43번째 홀드에서 마지막 힘을 모아 43+까지 도달한 이도현이 마침내 로프를 놓는 순간, 경기장은 터질 듯한 환호로 뒤덮였다. 한계 너머를 향한 그의 도전과 포기 없는 집념은 팬들의 가슴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2025 국제스포츠클라이밍연맹 서울 스포츠클라이밍 세계선수권대회 리드 남자부 결승전은 2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케이스포돔에서 펼쳐졌다. 이도현은 결승 무대에서 43+를 기록해 요시다 사토네와 동점을 이뤘으나, 준결승 2위 성적으로 동점을 깼다. 이에 따라 이도현은 금메달을 목에 걸며, 세계선수권 리드 종목에서 한국 남자 선수로는 사상 첫 금메달리스트로 우뚝 섰다.  

“43+금빛 등반”…이도현, 세계선수권 리드 남자부 첫 우승 / 연합뉴스
“43+금빛 등반”…이도현, 세계선수권 리드 남자부 첫 우승 / 연합뉴스

예선 7위로 결승에 진출했던 이도현은 준결승에서 48+점을 올리며 2위에 올라 파이널 무대에 섰다. 결승에서는 흔들리는 다리와 부담감 속에서도 집중력을 놓지 않고 43+까지 기록을 끌어올렸다. 마지막 주자 샘 아베주가 34+에 그치면서 이도현의 우승이 확정됐다. 이도현은 경기 직후 “놀라운 느낌뿐이다. 세계선수권 금메달이 꿈이었는데 마침내 이뤄졌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여자 리드 결승에서는 서채현이 44+ 기록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슬로베니아의 얀야 간브렛이 완등(45)으로 1위, 로사 레카르는 45점으로 2위에 올랐다. 서채현은 안방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서도 당당히 메달을 추가하며, 지난 2021년 모스크바 금메달과 2023년 베른 동메달에 이은 꾸준한 활약을 지속했다.  

 

남자부의 노현승과 조승운은 각각 17위, 24위로 경기를 마쳤고, 여자부 김채영, 김자인도 각각 12위와 23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도현은 28일, 서채현은 27일 볼더링 준결승에 진출해 다시 한 번 새로운 기록에 도전할 계획이다.  

 

등반이 끝난 무대 위에서 전해진 새로운 기록과 꿈꾸던 금메달, 그리고 선수들이 보여준 집념과 열정은 관중의 긴 숨소리 속에 오롯이 새겨졌다. 2025 서울 스포츠클라이밍 세계선수권은 9월 26일 밤, 스포츠의 힘과 감동을 팬들과 함께 나누는 장으로 남았다.

신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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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현#서채현#세계선수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