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극장 박승수, 아들의 눈물”…강원도 목공방 부자, 쌓인 상처와 결→닿을 수 있을까

강원도 두메산골에 서린 아침의 차분한 공기 속, 박승수의 거친 손끝이 일으키는 목공방의 온기가 번졌다. ‘인간극장’은 51년 세월을 목공과 함께한 박승수, 그리고 그의 세 아들이 빚어내는 미묘한 가족의 온기를 따라간다. 생계를 위해 학교보다 연장통을 먼저 들었던 어린 시절부터, 셋 아들, 며느리가 함께하는 지금까지, 가족의 삶은 나무 결처럼 매끈하지 않지만 그만큼 흔적이 깊다.

공방을 채우는 여러 소음들, 첫째 박기쁨의 재단과 둘째 박주열의 마감, 막내 박희열의 포장과 배송까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아버지를 닮은 손끝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그러나 완벽을 추구하는 박승수의 바람과 아들들의 어설픔이 만나면, 질서와 엄격함, 그리고 사랑이 뒤섞여 고운 결을 드러내지 못한 채 갈등이 스며든다.

장남 박기쁨이 한때의 다툼 끝에 집을 떠났다가 2년 만에 돌아온 날, 부자의 대화는 아직도 어색함 속을 헤매고 있다. 반복되는 잔소리와 거칠게 내뱉는 호통은 결국 누구보다 아들들의 안위를 본능적으로 바라며 쏟아내는 걱정이었음을, 박승수는 쉬이 입 밖에 내지 못한다. 목공기계에 손가락을 다친 상처, 어린 기쁨을 공장 구석에서 젖병 물려 키우던 기억이 겹쳐질 때마다 그는 남몰래 한숨과 눈물을 삼켰다.

아들들은 아버지의 완벽을 향한 집착과 지속되는 간섭을 견디면서도, 형제와 아버지 사이에서 또다시 자신의 자리와 방법을 새로이 모색한다. 서툴지만 저마다의 방식대로 어른이 돼가는 이 부자 사이엔, 미안함과 감사, 그리고 말로 다 하지 못한 사랑이 시간의 나이테처럼 차곡히 쌓이고 있다.

화해와 부딪힘이 반복되는 하루, 매순간 부르는 이름마다 그리움과 애정이 서린다. 가족이란 이름 아래 싸움과 이해, 그리고 조금씩 엮어가는 위로가 강원도의 나무결처럼 질기게 남는다.  

농익은 관계의 성장, 그리고 닮은 듯 다른 부자의 마음을 비추는 KBS1 ‘인간극장’은 박승수 목수와 장남 박기쁨의 일상을 통해 서툰 아버지와 어른이 된 아들이 서로를 바라보고 화해하는 순간을 그린다. 이 이야기는 9월 23일 오전 7시 50분 KBS1에서 방송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