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진정 기각 의혹 핵심”…김용원, 순직해병 특검 피의자 소환 격돌

채상병 순직 사건 외압·은폐 의혹 수사를 둘러싸고 이명현 순직해병 특별검사팀과 김용원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이 맞붙었다. 박정훈 대령 진정 기각 결정과 인권위 긴급구제 조치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각종 구명로비 및 증거인멸 의혹까지 증폭되며 정치적 파장이 커지고 있다.

정민영 순직해병 특검보는 30일 브리핑을 통해 “31일 오후 2시 김용원 상임위원을 직권남용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은 박정훈 대령에 대한 인권위 긴급구제 조치 신청 및 진정 기각 과정에 핵심적 역할을 한 인물로 지목된다.

2023년 8월 14일 군인권센터는 박 대령 관련 긴급구제 조치 신청을 냈으나, 김용원 위원장이 이끈 군인권소위는 같은 달 29일 이를 기각했다. 인권침해 진정 역시 이듬해 1월 기각됐다. 특검팀은 “김 위원이 당초 채상병 사건 외압 의혹에 비판적이었으나,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과의 통화 이후 입장을 급변시켰다”고 밝혔다. 지난 8월 김 위원에 대한 출국금지에 이어, 16일에는 인권위 사무실 압수수색까지 진행됐다.

한편,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로비∙증거인멸 의혹 수사도 확산되고 있다. 특검팀은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를 증거인멸 혐의 피의자로 입건, 내달 1일 소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종호 전 대표는 작년 8월, 측근과 함께 한강변에서 휴대전화를 파손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또한, 이종호 전 대표는 도이치모터스 2차 주가조작 시기 김건희 여사의 계좌를 직접 관리했던 인물로, 김 여사의 측근으로도 거론돼왔다. 특검팀은 “이 전 대표가 임성근 전 사단장을 혐의자 목록에서 빼주기 위해 김건희 여사에게 로비했는지 여부를 조사 중”이라며, 최근 박성웅 배우 등 참고인들의 과거 친분 진술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개신교계 인사들이 연루된 구명로비 의혹 관련해서는, 김장환 극동방송 이사장과 한기붕 전 극동방송 사장 등의 법정 증인신문이 내달로 예정돼 있다. 다만, 특검팀은 “증인 소환장이 송달되지 않아 주소지를 변경해 재송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특검팀의 소환 및 증거자료 수집 등 고강도 조사 기조가 재확인되면서, 채상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을 둘러싼 법적·정치적 공방도 격화를 예고하고 있다. 정치권은 특검의 조사 결과에 따라 정국에 상당한 파장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