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되든 국힘 대표는 초강경 반탄파”…정청래, 악수 거부 딜레마에 정국 부담 가중
여야 대표 간 ‘악수 파동’을 둘러싸고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국민의힘 신임 지도부가 정면 충돌했다. 국민의힘 대표 결선에 초강경 반탄(탄핵 반대)파 인사들이 오른 데 따라 신구 지도부 간 긴장이 오히려 고조되는 모습이다. 악수 부재에 대한 비판 여론과 협치 요구가 각계에서 터져나오면서,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도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4일 여의도 정가에 따르면, 국민의힘 대표 경선 결선에 김문수·장동혁 후보가 진출했다. 두 후보는 계엄 자체에는 반대 입장이지만, 전당대회에서 각각 “계엄을 해서 누가 죽었나”, “민주당이 ‘줄탄핵’과 ‘줄특검’으로 계엄을 유발했다” 등 강경 발언을 내놓으며 민주당 등 야권에선 ‘윤어게인’ 인사로 강도 높은 비판을 받고 있다.

정청래 대표는 그동안 국민의힘 측의 내란 행위에 대한 사과와 반성 없이는 악수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내란에 대한 사과와 반성이 없이는 악수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수차례 강조했으며, 야당 대표로서 국민의힘과의 공식 행보에서 손을 맞잡지 않았다. 실제 광복절 경축식에서도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악수를 피했고, 당 행사 방문 역시 ‘패싱’한 바 있다.
그러나 국민의힘 대표의 초강경 노선이 확정되며 정치권 일각에서는 정 대표가 지속적으로 국민의힘과의 대화를 거부할 경우 국정 운영 전반에 난항이 예상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협치를 강조하는 이재명 대통령의 의지와 달리, 여야 지도부가 공식적으로 접촉하지 않는 사례가 지속될 경우, 야당의 국정 동참론 진정성에도 회의가 확산될 수 있다. 국민의힘은 정청래 대표의 ‘악수 거부’를 두고 “독선과 불통의 이미지”라고 비판하고 있다.
집권여당 내에서는 정 대표가 국민의힘 새 대표와 조속히 악수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진다.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쟁을 치르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역시 협상장에서 만난다. 국민의힘이 내란 연루 등 문제가 있지만, 여야는 국회 파트너로 논의해야 한다”며 공식적으로 악수 필요성을 언급했다. 원로 인사들 역시 “악마와도 손을 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청래 대표가 공식적으로는 강경 입장을 고수하는 가운데, 행사 등에서는 의례적 악수를 시도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됐다. 광복절 전날 “국가 행사라 불가피할 때는 의례적 악수는 할 수 있다”고 발언했으나 실제 현장 분위기가 경직되며 실행에 옮기진 못했다. 민주당은 야당 대표 명의의 축하 화환을 국민의힘 전대에 전달하는 등 실질적 관계 개선 신호도 보내고 있다.
강경 지지층의 이탈 우려도 변수다. 정청래 대표 측 의원은 “초강경 노선에 대한 부정적 여론과 협치 주문이 부담될 수밖에 없다”며 “국민의힘 새 대표의 메시지 변화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반면 당내 지도부 일부는 “누가 국민의힘 대표가 되든 대화 여지는 남겨둬야 한다”며, 정 대표의 결단을 촉구했다.
일각에서는 ‘악수 문제’가 장기화될 경우 이재명 대통령이 여야 대표를 별도 회동에 초청해 대화의 물꼬를 틀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민주당 중진 의원은 “정청래 대표는 여의도에서 흔치 않은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정치인”이라며 “이재명 대통령이 여야 대표를 초청, 자연스러운 화해의 자리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미국·일본 순방 이후 여야 대표와 소통 확대 가능성이 부각되는 가운데,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야당 대표와의 정치 이벤트가 순방 뒤 계획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국회는 강경 지도부 출현에 따른 여야 협치·화합 논란을 둘러싸고 치열한 공방을 이어갔다. 정국은 악수 딜레마를 둘러싼 갈등의 격랑 속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