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연속 장사 신화”…김기수, 금강장사 결승 3-1→통산 9번째 황소 트로피
충북 영동체육관을 가득 메운 함성 속, 김기수는 그 어느 때보다 침착했다. 밀어치기로 결승을 끝낸 순간, 씨름판 한가운데에는 선수의 절박한 땀과 환호가 어우러졌다. 세트스코어 3-1. 김기수의 손끝에서 황소 트로피가 다시 한 번 빛을 발하는 장면은 단순한 승부 그 이상이었다.
이번 위더스제약 2025 민속씨름 영동세계국악엑스포장사씨름대회 금강장사(90㎏ 이하) 결정전은 5판 3승제로 치러졌다. 김기수(수원특례시청)는 최영원(증평군청)을 상대로 첫판 빗장걸이, 두 번째 판 들배지기를 성공시키며 초반 흐름을 가져왔다. 세 번째 판에서 잡채기에 포인트를 내주었으나, 네 번째 판에서 다시 한 번 밀어치기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김기수의 결승 진출 과정 역시 매 경기마다 긴장감을 더했다. 16강과 8강에서 각각 문윤식(광주시청), 정종진(울주군청)을 2-0으로 제압해 기세를 올렸다. 이어 4강에서는 권진욱(태안군청)과 2-1의 접전을 펼쳐 결승까지 걸음을 이어갔다. 결승에서는 흔들림 없는 집중력으로 최영원을 3-1로 꺾었다.
이번 우승으로 김기수는 올해에만 단오장사씨름대회, 보은장사씨름대회에 이어 연속 3관왕에 올랐다. 개인 통산 9번째 황소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국내 씨름계 강자로서의 존재감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최영원이 준우승을, 권진욱(태안군청)과 이주용(MG새마을금고씨름단)이 나란히 공동 3위를 차지했다.
관중들은 김기수가 네 번째 판에서 밀어치기로 승부를 결정짓는 순간 큰 박수와 환호로 응답했다. 그의 연승 행보가 이어지는 올해 남은 대회에서도 기록 갱신을 향한 발걸음이 계속될 것으로 씨름 팬들의 기대가 높아진다.
하루의 열정과 땀방울, 선수들이 쏟아낸 혼신의 힘은 씨름판 위에 진한 여운으로 남았다. 경기에 깃든 자존과 기록의 의미를 곱씹으며, 팬들은 김기수가 씨름의 역사를 새로 써 내려가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