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불모지 북한에 국제 지원 물꼬”…WBSC 회장 방북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의 리카르도 프라카리 회장이 최근 북한을 전격 방문하며, 사실상 야구 공백 상태에 놓여 있던 북한 내 스포츠 환경에 변화의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19일 평양에 도착한 프라카리 회장 일행은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통해 박천종 체육성 부상 등 북한 체육 당국의 영접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구체적인 방문 목적과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북한 체육계와의 교류와 지원 방안 모색이 주요 의제로 거론된다.
프라카리 회장은 야구 변방 지역을 찾아 종목 보급에 힘써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거 이란·한국 등에서 직접 현장을 찾았던 만큼, 이번 방북 역시 국제 연맹 차원의 종목 확산 정책과 연계돼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아시아야구연맹·WBSC 가입국임에도 불구, 스포츠 정책의 변화로 야구가 급속히 위축된 대표적 사례다. 일제강점기에는 평양 지역에 야구팀이 존재했으나, 광복 이후 ‘미국 문화’로 규정돼 사실상 금지됐고, 1980년대 국제연맹 가입 이후에도 1990년대 초반을 마지막으로 관련 활동이 거의 중단됐다.

최근의 방북은 야구 및 소프트볼 종목이 북한 내에 다시 자리잡을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와 함께, 국제 체육 교류 및 스포츠 외교 차원의 의미가 부각되고 있다. 그러나 WBSC 측은 별도의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있으며, 북한 당국 역시 행사 세부 사항을 밝히지 않아 실제 지원 규모와 사업 방향은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스포츠 정책 변동과 국제체육계 접촉이 체제 내 사회적 변화를 동반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간단체와 외신들도 북한의 스포츠 재정립 시도에 높은 관심을 보이며 교류 확대 움직임을 주시하는 분위기다.
향후 북한 체육 당국과 WBSC 간 협력 구조, 구체적 프로그램 도입 여부 등 실질적 변화를 둘러싼 논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북한 야구의 재시동이 국제 협력을 통해 가능성을 넓힐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