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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마신 후 라멘, 사망 위험 2.7배”…日대학, 식습관 경고

조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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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후 라멘을 자주 섭취하는 습관이 건강을 크게 위협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일본 야마가타대와 요네자와영양대 공동 연구진이 46세에서 74세 사이 야마가타현 주민 6725명을 대상으로 식습관과 건강 데이터를 장기 추적 분석한 결과, 라멘을 주 3회 이상 먹는 그룹이 주 1~2회 섭취하는 그룹에 비해 사망 위험이 1.5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음주 후 라멘을 먹는 경우 사망 위험이 2.71배까지 올라가 업계와 의료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연구는 라멘 섭취 빈도와, 국물 섭취량, 음주‧흡연 등 생활습관을 세분화해 추적했다. 70세 미만 연령대에서는 라멘 섭취에 따른 사망 위험이 더욱 뚜렷하게 관찰돼 위험비가 2.20배까지 증가했다. 라멘 섭취 시 국물을 절반 이상 마시는 집단의 사망 확률 역시 1.76배 상승했다. 실험군에서 음주 습관이 없는 경우 사망 위험이 64% 감소하는 결과도 확인됐다.

라멘은 1인당 평균 염분 함량이 하루 권장소비량을 넘어설 정도로 높은 것이 특징이다. 야마가타대와 요네자와영양대 연구진은 “라멘의 나트륨 과다 섭취, 음주, 흡연 등 건강에 악영향을 주는 습관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들은 “특히 70세 미만 남성 중 음주와 라멘 국물까지 모두 섭취하는 경우 사망 위험이 급격히 오른다”고 강조했다.

 

매 끼니 후 라멘을 찾는 습관, 특히 음주 이후 라멘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일본뿐 아니라 한국 등 라멘 소비가 잦은 국가에도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 요네자와영양대 스즈키 미호 강사는 “건강을 지키기 위한 라멘 섭취법으로 국물을 남기고, 저염 라멘을 선택하며, 토핑을 채소, 달걀 등으로 다양화하고, 섭취 빈도를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일본에서는 최근 고염분 식습관으로 인한 건강 리스크, 특히 만성질환과의 연계성이 부각되고 있으며, 산업계도 저염·건강 라멘 개발에 나서는 등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실제 영국, 미국 등에서는 식염 섭취량을 줄이기 위한 식품 표기 정책과 소비자 캠페인이 확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식습관 조절과 건강관리, 규제와 산업의 발맞춤이 중장기적으로 국민 건강 증진에 핵심이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산업계는 이번 연구 결과가 소비자 행동의 변화를 촉진할지, 그리고 저염 라멘 시장 확대 등 산업 구조의 변곡점이 될지 주시하고 있다.

조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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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가타대#요네자와영양대#라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