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보험 손해율 90% 근접”…손보업계, 한방진료비 급증에 보험료 인상 압박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올해 내내 상승곡선을 그리며 90%에 육박하고 있다. 9월 22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 현대해상, KB손해보험, DB손해보험 등 주요 4개사의 지난달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6.7%로, 전년 동기 대비 2.6%포인트 상승했다. 올해 1월 이후 누적 손해율 역시 84.4%로, 지난해보다 4.0%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손보업계는 손익분기점 손해율을 80% 전후로 보고 있어, 현 수준은 업계 수익성에 부담을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손해율 상승의 직접적인 요인으로는 한방 진료비 증가가 꼽힌다. 자동차보험금 중 한방 진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59.2%에 이르고, 한방 경상 치료비는 양방보다 약 4배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4년간 자동차보험료는 6.3~7.3% 인하됐던 반면, 건강보험 급여 수가는 1.96%, 정비공임은 2.7% 올랐다. 업계는 비용 구조 악화와 더불어 자동차 보험 손해율 관리를 위한 추가 조치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계절적 요인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행락철이 본격화된 9월 이후로 사고 증가가 뚜렷해지고 행정기관 통계에 따르면, 자동차보험 누적 손해율은 연말로 갈수록 더 높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최근 3년간 주요 4개사의 경우 12월 손해율이 8월 대비 평균 2.6%포인트 높았다. 업계 관계자는 “항상 하반기에 손해율이 급등하는 만큼 연말에는 90%에 근접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금융당국에선 합리적인 보상 기준 마련 등 보험료 인상 억제책 마련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방 진료 관행 개선, 보험금 관리 투명성 제고 등이 선결 과제라고 진단한다. 일부에서는 보험료 인상이 가계 부담으로 전이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자동차보험 손해율 급등이 내년도 보험료 책정과 보험사 수익성, 소비자 부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손보업계와 금융당국의 후속 대응에 따라 정책 방향이 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