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일 만의 무사사구 투혼”…정현우, LG전 완벽 복귀→키움 팬심 뒤흔들다
긴 침묵이 끝난 순간, 정현우의 눈빛에는 복잡한 감정이 교차했다. 57일 만에 다시 그라운드에 오른 그의 첫 투구에는 오랜 재활의 무게와 스스로를 향한 신뢰가 담겨 있었다. 관중석에 넘치는 환호는, 기다림 끝에 돌아온 신인 1순위 투수의 이름을 더욱 빛냈다.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펼쳐졌다. 이날 경기는 키움 히어로즈의 신인 투수 정현우가 1군 복귀전을 치르는 무대로 관심을 모았다. 정현우는 어깨 부상 이후 4월 12일 한화 이글스전이 마지막이었고, 무려 57일 동안 마운드를 떠나 있던 상황이었다.

경기 초반, 정현우는 선두타자 신민재에게 2루타를 허용하며 위기의 문을 열었다. 그러나 그는 특유의 침착함으로 후속 타자를 처리했고, 2회 슬라이더와 직구를 섞으며 삼자범퇴를 기록하는 등 관록 이상의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3회와 4회에는 야수 실책과 폭투에도 흔들림 없이 위기를 넘겼고, 모든 이닝에서 무사사구를 이어갔다.
총 5이닝 65구 동안 정현우는 2피안타 1실점 5탈삼진이라는 뛰어난 기록을 남겼다. 무엇보다 단 한 개의 볼넷도 허용하지 않는 무사사구 투구는 데뷔 후 최고의 경기로 남았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5㎞를 기록했고, 슬라이더와 다양한 변화구로 LG 트윈스 타선을 효과적으로 봉쇄했다. 승리는 얻지 못했으나 평균자책점을 4.05까지 낮추며 팀 마운드에 희망을 불어넣었다.
홍원기 키움 히어로즈 감독은 "긴 재활을 잘 이겨내고 돌아와 제 몫을 다해줬다"며 정현우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점수를 내주지 못한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도, 관중은 크게 박수를 보내며 신예 투수의 복귀를 응원했다.
키움 히어로즈는 향후 선발진 재건과 신규 전력의 안정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정현우가 스스로 설계한 복귀 무대는 한 경기 이상의 의미를 남겼고, 다음 등판에 쏠리는 시선 역시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오랜 재활과 복귀의 시간을 견딘 끝에, 정현우는 다시 마운드 정상에 섰다. 그의 투혼과 침착함은 오늘을 살아가는 이들에게도 묵직한 울림으로 남는다. 키움 히어로즈의 새로운 이야기는 이제 막 시작됐다. 이 경기의 기록은 6월 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펼쳐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