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엔 칭다오로 떠난다”…비자 면제가 만든 새로운 여행 습관
여행은 늘 먼 곳을 떠나는 것이었지만, 요즘은 ‘가까움’이 설렘이 된다. 최근 주말에 짧게 다녀오는 칭다오 여행이 부쩍 늘었다. 예전엔 낯선 중국 도시라 여겨졌지만, 비자 면제 덕분에 지금은 2박 3일의 일상적 선택지가 됐다.
실제로 SNS에서는 ‘가자, 주말에 칭다오로!’ 인증 사진이 쏟아진다. 저렴한 항공료, 부담 없는 물가에 교통 인프라까지 잘 갖춰졌으니, 떠나지 않을 이유가 없어졌다. 칭다오맥주박물관, 팔대관, 석노인해수욕장, 야시장 등 명소를 두루 누비는 ‘2박 3일 칭다오 즐기기’ 코스가 인기다. 아이 있는 집이라면 해저세계, 탐험센터, 독일총독부 관저 같은 가족 코스도 눈길을 끈다.

이런 변화는 숫자와 테마에서도 읽힌다. 최근 칭다오 문화관광국은 6개 여행 테마를 발표하고, 취향 따라 골라 즐기라며 적극 홍보에 나섰다. 도시 전체가 지하철로 연결돼 언어 장벽 없이 머물 수 있다는 점도 자유 여행객에게 힘이 됐다.
여행 칼럼니스트 신지우 씨는 “주말에 훌쩍 떠날 수 있다는 심리적 거리감의 변화가 여행 패턴을 바꾼 셈”이라고 말했다. 그러다 보니 예약 사이트에는 “2박 3일로도 충분했다”, “한국과 다른 바다 분위기가 매력” 같은 후기가 넘친다. 나도 금세 준비하고 무심코 다녀올 수 있는 곳, 럭셔리하지 않아도 생활 속 여행이 된다는 데서 공감을 얻고 있다.
짧지만 알찬 코스, 다채로운 먹거리, 그리고 새로운 여행 취향. 칭다오행 주말 비행이 유행이 된 건 단지 비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작고 사소한 준비로 떠날 수 있는 ‘가벼운 일탈’—그 안에 우리 삶의 리듬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는 신호가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