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폼과 롱폼 사이 미드폼 실험”…디즈니플러스, 주간예능 총공세로 OTT 경쟁 재점화
미드폼(중간 길이) 예능 콘텐츠가 OTT 시장 내 시청 패러다임을 흔들고 있다. 디즈니플러스는 6일 새로운 예능 시리즈 ‘주간오락장: 한 주 동안 열리는 예능 종합 놀이터’를 오는 22일부터 선보인다고 밝혔다. 새로운 형식의 이 시리즈는 금요일부터 화요일까지 5일 연속, 각기 다른 포맷의 예능 다섯 편을 요일별로 고정 편성해 공개한다. 회당 25~30분 분량의 ‘미드폼’ 예능을 매일 오전 8시에 릴레이 방식으로 업로드하는 전략은 OTT 산업 내 콘텐츠 포맷 경쟁의 분기점으로 평가된다.
주간오락장은 전통 TV 예능의 장기 포맷(1시간 내외)과 모바일 초단편 숏폼(10분 미만) 사이를 겨냥했다. 디즈니플러스는 올해 연말까지 프로젝트를 지속하는 한편, 콘텐츠 소비 행태의 다양성을 반영해 언제든 자유롭게 시청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플랫폼 포트폴리오를 대폭 다양화하면서 OTT 오리지널 예능 분야 주도권 회복도 노린다.

첫 회 ‘으라차차 멸치캠프’는 연예인들이 극한의 체력 훈련에 도전하는 피지컬 버라이어티로, 딘딘, 조나단, 최다니엘, 오존 등이 출연한다. 이어 ‘60분 소개팅:30분마다 뉴페이스’, ‘배불리힐스’, ‘짧아유’, ‘셰프의 이모집’ 등 다섯 가지 신규 예능이 주중 연속 공개된다. 각각 리얼리티, 버라이어티, 초단편 인터뷰, 음식 예능 등 다양한 하위 장르를 결합해 시청자 선택의 폭을 넓혔다.
기존 OTT 예능과 차별화 포인트는 미드폼 런타임과 시청 주기다. 넷플릭스 등 경쟁 OTT는 시즌제 몰아보기 또는 숏폼 클립 중심 편성에 주력한 반면, 디즈니플러스는 평일 오전 8시 공개와 하루 한 편 배치로 일상 리듬을 고려한 ‘시의성’을 강조했다는 평가다. 여기에 각 요일별 특색 있는 에피소드 편성으로 반복 시청을 유도한다.
주간오락장은 한국을 포함, 홍콩·싱가포르·필리핀·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8개국에서 동시 공개된다. 국내 오리지널 콘텐츠의 동남아시아 확장 전략인 동시에, 예능 포맷 글로벌화의 시험대로 읽힌다. OTT 업계는 이번 시도가 넷플릭스, 웨이브 등 경쟁사와 차별화된 시청자 경험을 제공함과 동시에 지역별 시청 데이터 축적으로 글로벌 공략의 교두보가 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국내 OTT 시장에서는 아직 미드폼 예능 시장이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플랫폼별 전략 다변화 흐름 속에서 해당 포맷의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글로벌 OTT 시장 역시 각국별 콘텐츠 소비 패턴에 맞춘 현지화·타겟팅 전략 강화 국면에 진입 중이다.
시청 패턴 변화에 따른 유연한 콘텐츠 공급은 서비스 이용자 정보 보호, 미성년자 시청 등 부가적 규제 준수도 요구된다. OTT사별 이용자 데이터 분석을 토대로 한 개인 맞춤형 추천 등 데이터 기반 추천 알고리즘 활용 역시 주요 경쟁요소로 부상 중이다.
최연우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로컬 콘텐츠 총괄은 “주간오락장은 예능 시청자들이 원하는 짧지만 밀도 있는 포맷을 구현했다”며 “유연하고 창의적인 기획으로 계속 시장을 확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산업계는 이번 미드폼 예능이 OTT 경쟁 구도 내 새로운 시청 흐름을 만들어낼지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