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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대화 6년 단절, 첫 과제는 연락채널 복구”…정동영, 통일부 장관 취임 일성
정치

“남북 대화 6년 단절, 첫 과제는 연락채널 복구”…정동영, 통일부 장관 취임 일성

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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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연락채널 복구와 대화 재개를 두고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44대 통일부 장관으로 취임한 정동영 장관이 남북 관계 정상화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밝혔다. 최근 남북 간 대화 단절이 6년을 넘기며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정 장관의 첫 행보와 메시지가 주목을 받고 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 앞서 취재진을 만나 “하루빨리 (남북) 연락채널을 복구하고 대화를 복원하는 것이 제가 할 일”이라며 “남북 간 대화가 중단된 지 6년, 너무 긴 세월”이라고 강조했다. 정 장관은 이날 판문점을 직접 방문해 남북 연락채널 상황을 점검한 뒤, 대화 복원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통일부 명칭 변경 논의에 대해서는 “통일부 명칭 변경은 우선순위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앞서 정 장관은 후보자 시절 인사청문회 등에서 ‘통일’ 대신 ‘한반도부’로의 명칭 변경안을 언급한 바 있었으나, 이날은 대화와 연락채널 복구가 더 시급하다고 밝혔다.

 

통일부 정원 축소 문제에 대한 대응도 설명했다. 정 장관은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을 만나, 감축 이전의 정원을 복원해달라고 요청했다”며 통일부의 역할 강화와 조직 정상화를 위한 조치임을 강조했다. 그는 “통일부의 정원을 되돌려 놓는 것이 먼저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북한이탈주민 정책을 행정안전부 등으로 이관하는 데 대한 입장도 내놨다. 정 장관은 “탈북민에 대한 정부의 서비스도, 탈북민의 입장에서 봐야 한다”며 “앞으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조직개편 논의와는 별개로, 탈북민 지원의 실효성 제고를 중시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다가오는 10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와 북미 정상의 만남을 연계하자는 제안에 대해선 ‘시기상조’ 판단을 내렸다. 그는 “너무 촉박하다”며 “우선 대화부터 시동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설명했다.

 

취임사에서는 남북 긴장 해소와 신뢰회복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지난 3년은 남북 간에 최악의 시간, 적대와 대결로 서로를 맞받아쳤던 강 대 강의 시간이었다”며 “이제 강 대 강의 시간을 끝내고 선 대 선의 시간으로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냉전의 유물이었던 대북 심리전 방송과 확성기 방송을 중단한 것이 남북 신뢰 회복의 첫신호였다”며 “군사적 긴장완화를 위해 노력하다 보면 다시 머리를 맞대고 대화를 시작할 날도 올 것”이라고 밝혔다.

 

정치권은 정동영 장관의 발언을 두고 남북관계 정상화 정책의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야권 일각에서는 “대화 복원 방침이 수십 년 한국 정치의 고착 구조를 흔들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는 반응이 나왔다. 반면 일부에서는 “명칭 변경과 조직 개편에 대한 명확한 로드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정부는 향후 조직 안정화와 남북 연락채널 복구 추진을 시작으로, 대북 대화 재개의 수순을 밟을 계획이다. 정치권은 통일 정책 정상화와 한반도 긴장 완화라는 두 축을 놓고 첨예한 논의를 이어갈 전망이다.

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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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통일부#남북대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