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연간 성장률 6.5%로 추락”…모디 정부, 제조업 부진 속 정책 딜레마→향후 글로벌 변수 촉각
새벽의 열기만큼 뜨겁게 분주한 뭄바이의 금융가. 그러나 올해 인도의 경제가 내딛는 걸음에는 묵직한 여운이 드리워졌다. 인도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6.5%로 내려앉았다는 소식이 현지 시간 31일 전해졌다. 성장의 기록은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각인하며, 제조업의 그림자와 움츠러든 소비, 긴축의 금리정책이 뒤섞인 인도 경제에 차가운 현실을 알렸다.
인도 통계청이 발표한 2024∼2025 회계연도 GDP 성장률은 전년의 비상(9.2%)과 비교해 눈에 띄는 하락 곡선을 그렸다. 2020∼2021 회계연도의 충격적인 위축(-5.8%)을 제외하면, 최근 4년 중 가장 침체된 수치다. 모디 행정부가 2047년까지 선진국 진입이라는 단단한 꿈을 갈망하며 내세운 8%대 성장률은 아직 낯선 하늘처럼 아득하다.

프랑스 통신사 AFP는 이 성장 둔화의 저편에, 긴축 통화정책의 매서움과 제조업의 고전, 대도시 소비자들의 신중한 지갑이 자리한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올해 1분기(1∼3월) 성장률은 7.4%로 전(6.4%) 대비 신음과 반전을 동시에 증명했다.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은 지표. 특히 건설업(10.8%)의 턴어라운드와 제조업(4.8%)의 회복이 이 반등의 주역이었다.
경제의 심장을 조율하는 인도 중앙은행(RBI)도 변화의 흐름 위에 있다. 올해 2월과 4월, 연속적으로 0.25%포인트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인플레이션 압력 또한 누그러졌으니, 4월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3.16%로 6년 만에 가장 차분한 곡선을 보여줬다. 덕분에 추가적인 금리인하, 더불어 완화로 기울어진 기대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분기 성장률의 깜짝 반등에 주목했다. HDFC은행의 사크시 굽타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분기 GDP 성장률의 우위가 지난해의 긴 경기침체에서 인도가 홀가분히 벗어나고 있다는 증거"라고 평했다. 하지만 그 평온의 이면에는 글로벌 경제의 둔화, 그리고 미국의 대외 무역정책이라는 불확실성이 짙게 흐른다.
EFG자산운용 샘 조킴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성장률도 6.5%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인도 경제에 새로운 불확실성을 드리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동시에 그는 모디 정부의 대미 협상력이, 인도 경제의 새로운 고원에 오르기 위한 관건이 될 것이라 언급했다.
다가오는 6월 6일, 인도 중앙은행의 추가 금리 인하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세계 무역 환경의 잔물결, 통화정책의 작은 기류 하나에도 흔들릴 수 있는 인도 경제. 안팎의 변수들이 어떤 결실을 맺을지, 인도 경제의 미래는 여전히 희망과 긴장 사이에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