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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대미 투자·조선업 협력 시간표 논의”…이재명, 워싱턴 정상회담서 전략산업 협력 강조
정치

“한미, 대미 투자·조선업 협력 시간표 논의”…이재명, 워싱턴 정상회담서 전략산업 협력 강조

최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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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양국이 대규모 대미 투자와 조선업 협력, 그리고 원전 분야 전략 파트너십을 둘러싸고 또다시 정치적 격돌을 예고했다.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관세 협상 결과와 투자 실행 방안에 관한 논의가 정국의 뜨거운 이슈로 부상했다. 양국 정상이 직접 접점을 모색하면서 경제사절단의 구체적 투자 계획과 '마스가' 프로젝트에 정치적 파장이 일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만나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한미는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인하한 합의 이후 3천500억달러 대미 투자 약속의 구체 방안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 회담에는 반도체, 배터리, 조선 등 첨단 제조업부터 원전, 핵심 광물 협력에 이르기까지 양국 경제안보 라인을 강화할 협상 의제가 폭넓게 올랐다. 

앞서 한미는 지난달 30일 타결한 관세 협상을 통해 일본, 유럽연합(EU)과 동등한 수준인 15%의 교역 관세를 확정했으며, 그 대가로 한국 측은 3천500억달러 대미 투자 패키지와 1천억달러 규모 에너지 수입 조건을 내걸었다. 그러나 실제 집행 방식, 투자 기간, 우선순위 등 세부 사항은 확정되지 않아, 이번 정상회담에서 구체 일정과 방법이 발표될지 주목된다.

 

정상회담에 앞서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워싱턴DC를 방문, 미국무역대표부(USTR), 상무부, 에너지부 등과 연쇄 협의를 가진 것도 협상 중대성과 시급성을 반영한다. 특히 경제사절단으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 16명의 국내 주요 기업 총수가 동행한다는 점에서, 개별 기업별 투자 전략과 미국 내 생산거점 구축 등이 테이블에 오른다.

 

대미 투자 패키지 중 핵심은 1천500억달러 규모의 '마스가'(MASGA, 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다. 트럼프 대통령의 해군력 및 조선업 부흥 기조와 맞물려, 미국 조선소 인수·운영, 한국 조선소의 미국 선박 우선 제작·공급, 미국 현지 조선 인력 양성 프로그램 등 구체적 실행안이 논의 중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정상회담 직후 한화가 인수한 미국 필라델피아 필리조선소를 찾을 예정이어서, 트럼프 대통령이 동행할지 여부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또한 2천억달러 규모에 달하는 범용 투자 패키지에는 반도체·배터리·자동차·바이오 등 미래 전략 산업 분야가 포함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조업 부활을, 한국 기업들이 미국 현지 생산기지 확대를 공동 목표로 내세우면서 구체 투자계획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하지만 관세 협상 직후 미국 정부가 "투자 수익의 90%를 미국이 가져간다"고 밝힌 데 대해, 한국 정부는 "상식적이지 않다"며 반박한 만큼 투자 수익 배분 역시 정상회담에서 주요 논의 이슈가 될 전망이다.

 

한편, 최근 국내에서는 한미 원전협력의 양상과 향후 방향을 둘러싸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올해 초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전력이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맺은 합의에 한국의 유럽 시장 진출 제한이 포함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논란이 증폭된 상황이다. 이에 대해 미국 측은 한국의 적극적 참여를 요청한 바 있어, 정상회담을 통해 원전 수출 및 기술협력에 대한 명확한 협력 메시지가 나올지 업계와 여론이 주목하고 있다.

 

이번 워싱턴 정상회담은 관세 합의와 대규모 투자 약속 이행뿐 아니라 조선업·첨단산업 육성, 원전 공급망 구축 등 한미 경제 전략의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양국 정부와 경제사절단의 구체적인 합의 내용은 향후 한미 통상 구조와 국내 산업 정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최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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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트럼프#마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