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귀: 살인자의 외출” 고현정, 연금주택 탈출→섬뜩한 침묵에 뜨거운 긴장 맴돈다
누군가의 집이 감옥처럼 변한 저녁, ‘사마귀: 살인자의 외출’ 속 고현정은 다시 한 번 잊지 못할 순간을 그려낸다. 절박함과 침착함이 감도는 정이신의 얼굴에선 벗어나고자 하는 본능과 또 다른 의도가 그윽하게 겹쳐졌고, 조용한 발걸음마저 보는 이들의 가슴을 저릿하게 한다. 정원을 빠져나가는 찰나, 보안 책임자 김우태의 매서운 시선을 의식하던 고현정은 짧지만 의미심장한 말과 표정으로 장면 전체에 섬뜩한 긴장감을 만들었다.
이번 탈출이 23년 만에 아들을 향한 선택인지, 또 다른 위험의 시작인지는 좀처럼 가늠하기 어렵다. 지난번 탈출의 기억 속에 스며든 상실과 두려움, 그리고 한 생명이 사라졌던 비극이 여전히 그림자처럼 남아 있어 보는 이의 숨소리까지 깊게 얼어붙게 한다. 침묵과 눈빛, 알 수 없는 속내가 이번 에피소드의 핵심으로 자리하며, 정이신의 궤적을 하나하나 따라가는 카메라는 차가운 표정과 미묘한 감정의 경계를 집요하게 포착했다.

이와 맞물려, 경찰 최중호의 등장은 분위기를 다시 흔든다. 최중호의 날카롭고 무거운 눈길 아래에서 과거의 증오와 현재의 공조가 엇갈리며, 두 사람이 앞으로 내딛을 발걸음에는 점점 더 무거운 의미가 더해진다. 모방 연쇄살인 사건의 범인이 실체를 드러낼수록 정이신의 결단 역시 숨 쉴 틈 없이 더욱 팽팽해진다.
무엇보다 변영주 감독의 세밀한 연출력과 고현정의 절제된 연기가 완벽하게 어우러져, 손끝에서 피어나는 불안과 예측불가 긴장, 순간순간 번지는 여운까지 극을 가득 채운다는 평이다. 담담하게 멈춰 선 채 말을 아끼는 정이신의 모습이 화면 가득 압도감을 선사하며, 시청자는 한 순간도 시선을 떼지 못하게 된다.
가족을 둘러싼 거대한 의혹, 과거의 그림자가 뒤섞인 가운데 ‘사마귀: 살인자의 외출’ 7회는 9월 26일 금요일 밤 9시 50분 SBS에서 방송된다. 숨 막히는 전개와 등장인물의 치열한 심리전, 그리고 고현정이 펼쳐낼 섬뜩한 연기의 결이 안방극장에 뜨겁게 각인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