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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차향과 소원 돌탑”…경산갓바위소원성취축제의 ‘느긋한 힐링’이 지역에 번진다

신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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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소원을 빌기 위해 산사를 찾는 이들이 부쩍 많아졌다. 예전엔 기도와 고요가 전통의 전유물처럼 여겨졌지만, 이제는 명상과 다례, 공동체가 어우러지는 축제의 일상이 되고 있다. 다례의 은은한 향기와 찌짐 부치기의 정겨운 부산함, 그리고 소중한 소원을 담는 돌탑까지—이 작은 산마을엔 삶의 휴식과 희망이 동시에 머문다.

 

경상북도 경산시 와촌면의 ‘경산갓바위소원성취축제’가 그런 변화의 현장이다. 올해 9월 26일부터 28일까지 펼쳐지는 이 축제에서는 1387년 이어온 소원성취의 맥이 전통문화와 현대적 체험으로 이어진다. 기자가 찾은 갓바위 주차장 부근에서는 다례봉행, 템플스테이, 108배와 염주 만들기, 명상과 차담, 그리고 무소음 명상 요가 등 내면을 돌보는 프로그램이 줄지어 열렸다. 바쁜 일상에 지친 이들은 한 발 늦춰 쉬어 가는 이 시간에 특별한 위로와 평온을 경험했다고 고백했다.

다례와 명상부터 찌짐 대회까지…‘경산갓바위소원성취축제’ 경상북도 경산에서 펼쳐진다
다례와 명상부터 찌짐 대회까지…‘경산갓바위소원성취축제’ 경상북도 경산에서 펼쳐진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경산 지역 축제 참가자는 매년 꾸준히 늘고 있으며, 특히 소원 돌탑 쌓기와 명상 등 힐링 체험에는 가족 단위와 2030세대의 참여가 두드러진다고 전해졌다. 또, 와촌면민운동장에서는 지역 부녀회가 주축이 된 찌짐 부치기 대회가 열려 이웃과 손을 맞잡고 음식을 나누는 환대의 장이 만들어졌다. 대표 특산물 와촌 자두와 다양한 푸드트럭이 마련돼, 경산의 풍미와 계절의 맛도 더했다.

 

트렌드 전문가들은 “전통과 현대 체험이 어우러지는 축제는 단순한 볼거리 그 이상”이라고 느꼈다. 명상, 다례, 음식 나눔 같은 경험에는 자신을 돌보는 힐링과 공동체 연대감이 공존한다고 해석한다. 종교적 기도에서 시작했지만, 이제는 마음 챙김과 일상의 리셋을 원하는 모든 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확장됐다는 게 핵심이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올해는 가족과 함께 명상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갓바위 축제는 우리 동네의 자랑” “소원을 꼭 이루고 싶어서 돌탑을 쌓으러 간다” 등 지친 일상에 축제가 건네는 작지만 단단한 위로에 공감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그 안에는 우리 삶의 방향을 바꾸는 힘이 있다. 기도와 힐링,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지는 ‘경산갓바위소원성취축제’는 일상에 쉼표를 남기고, 희망의 순간을 단단히 새긴다. 지금 이 변화는 누구나 겪고 있는 ‘나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신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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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갓바위소원성취축제#경산#다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