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공장 중단·투자축소…” 인텔, 2분기 적자 확대에 글로벌 반도체 전략 수정
현지 시각 24일, 미국(USA) 반도체 기업 인텔(Intel)이 2024년 2분기 실적에서 29억 달러의 순손실과 함께 독일(Germany) 신규 공장 등 파운드리(위탁생산) 투자 계획을 전면 재검토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과 투자환경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최근 경기 둔화와 치열한 시장 경쟁 속에서 대형 반도체 기업들의 투자 전략 변화가 확산될지 주목된다.
2분기 인텔의 전체 매출은 126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 감소했다. 다만 월가가 집계한 예측치(119억2천만 달러)는 상회했다. 순손실 29억 달러는 작년 동기의 손실(16억1천만 달러)에서 크게 확대됐다. 클라이언트 컴퓨팅 그룹(PC용 CPU 부문)은 매출이 3% 줄었고, 데이터센터 및 일부 인공지능(AI) 칩 사업에서는 4% 매출 증가세를 나타냈다. 반면 파운드리 부문은 44억 달러 매출을 기록했지만, 31억7천만 달러의 영업적자를 기록하는 등 전반적인 실적 악화가 확인됐다.

인텔은 구조조정과 투자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립부 탄(Pat Gelsinger)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를 통해 “최초 계획했던 인력 감축의 대부분을 마무리했다”고 밝혔으며, 전체 인력의 15%가 구조조정 대상으로 조정됐다. 올해 운영비를 170억 달러 감축한다는 목표도 재확인했다.
파운드리 전략 변경 역시 주요 대목이다. 인텔은 독일과 폴란드 신규 공장 건설을 중단하는 동시에, 베트남과 말레이시아의 테스트·조립 생산 통합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 오하이오주 첨단 반도체 공장 역시 시장 수요와 고객 유치 현황에 따라 진척 속도를 조정한다는 입장이다. 립부 탄 CEO는 “모든 투자는 실질적 수요와 경제성이 입증된 범위 내에서만 집행할 것”이라며, 신규 반도체 공정(1.4나노 등) 역시 확정주문 기반으로만 추진하겠다는 원칙을 강조했다.
글로벌 시장과 투자자 반응도 엇갈리고 있다. 2분기 실적 발표 직후 뉴욕 증시에서 인텔 주가는 3.66% 하락했으나, 발표 후 시간외 거래에서는 약 1% 상승세를 보였다. 시장 전문가들은 매출은 선방했으나 순이익 전망이 미흡하고, 투자 축소와 공장 중단이 단기적으로 불확실성을 높일 것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블룸버그와 뉴욕타임스 등 미국 유력 매체들은 “인텔의 구조조정 쇼크”이자, 글로벌 반도체 경쟁에 새 전기가 될 수 있다고 평했다.
향후에는 인텔의 데이터센터 칩 시장점유율 회복과 실질적인 비용 절감, 신규 공정 개발의 성공 여부가 반도체 산업 재편의 주요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3분기 역시 손익분기점에 머물 것이라는 회사 전망에 따라 투자자와 경쟁사의 신중한 행보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실적 발표와 투자 재조정 조치가 향후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과 산업질서에 어떤 변화를 예고할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