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과 음악, 그리고 맛”…여주 북내 금당천 삼색별미축제에서 만난 마을의 온기
요즘은 도시를 벗어나 소박한 지역 축제를 찾는 이들이 많다. 머물던 곳을 떠나 새로운 맛과 풍경, 그리고 사람 냄새 가득한 골목을 걸으며 작은 여유를 누리는 마음이 그만큼 자연스러워진 것 같다. 그 중에서도 경기도 여주 북내면에서 열리는 금당천 삼색별미축제는 느긋한 하루를 선물하는 특별한 시간이다.
“이곳은 늘 햇살이 내려앉고, 검은 흙과 맑은 물 소리에 마음이 들고난다.” 주민들의 이런 말을 실감할 만큼, 금당천을 따라 펼쳐지는 축제장 곳곳에서는 신선한 농산물부터 정갈한 먹거리, 그리고 손끝의 감각이 깃든 수공예 체험까지 그 마을만의 색과 결이 짙다. 지역민이 직접 키운 감자와 고구마, 깐깐하게 손질한 나물 한 접시가 식탁 위에 오르면, 한두 입만 가져도 세월의 따스함이 미각에 전해진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읽힌다. 최근 농촌 체험형 축제 방문객이 꾸준히 늘고 있고, 2030 세대뿐 아니라 가족 단위 참여도 활발하다. 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로컬 라이프 만족도’ 조사에서도, ‘지역 축제에서 얻는 정서적 위로와 생활 만족도’가 5년 새 2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다. ‘내 손으로 만드는 체험’을 원하는 흐름이 축제 현장에서도 분명해졌다.
무엇보다 이번 축제에선 오케스트라 공연이 이채롭다. 여주 출신 지휘자의 손끝에서 펼쳐지는 선율은 평범한 시골마을의 저녁을 한편의 영화처럼 바꿔 놓는다. “낮엔 왁자지껄한 시장, 밤에는 클래식 음악이 흐르는 마을이라니, 이런 곳이 진짜 살고 싶은 곳이죠.” 지역 예술인은 축제의 본질을 “서로 돌보는 느슨함, 그리고 삶에 스며드는 예술”로 표현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고구마 사려고 갔다가 마음이 포근해졌다”, “아이랑 손잡고 캘리그라피 체험했는데, 뜻밖의 추억이 생겼다”는 글이 이어진다. SNS에는 저마다의 ‘삼색별미 한 컷’이 공유되며, 작고 사소한 만남들이 따스하게 기록된다. 나눔 장터와 꼬마기차를 본 아이들 얼굴이 해맑게 피어나고, 어른들은 익숙한 골목에서 아직도 새로운 위로를 느낀다고 고백한다.
결국, 북내 금당천 삼색별미축제는 계절의 끝자락, 우리 일상에 번지는 정겨움과 여유의 풍경이다. 지역에서 뿌리내린 사람과 이야기를 곁에 두고 싶을 때, 잠시 멀리 왔다가 마음 한켠을 다시 채워가는 그런 자리가 된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