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을 물들인 드론쇼와 야식”…경주국가유산야행, 전통과 혁신 속 선물 같은 밤
요즘 밤이 익숙하게 느껴지는 사람이 늘었다. 예전엔 해가 진 뒤 찾던 경주는 관광객의 여운만 남기곤 했지만, 지금은 누구나 추억을 새기는 특별한 밤의 일상이 됐다.
경주국가유산야행이 돌아온다. 낮에는 신라 천년의 유적을, 밤에는 오색으로 물든 문화유산을 마주하는 이번 축제는 첨성대와 월정교, 교촌한옥마을 곳곳이 무대가 된다. 월정교 아래를 타고 흐르는 빛의 물결, 드론 라이트 쇼로 채운 밤하늘, 반딧불처럼 은은한 미디어아트와 버스킹 소리까지, 도심 속 문화유산이 색다른 밤의 감각을 선물한다.

이런 변화는 통계와 현장 분위기에서도 드러난다. 야간 박물관, 별자리 체험, 어린이 해설사 선발대 등은 가족 단위 관람객부터 젊은 연인, 친구들까지 모두를 유혹한다. 지역 예술가의 작품과 프레임 네컷 촬영, 버스킹 공연이 곳곳을 누비면서 SNS에는 경주의 밤을 자랑하는 사진이 넘쳐난다.
트렌드 전문가들은 “과거의 유산과 현재의 경험이 교차할 때, 개인에게 주어지는 감정은 단순한 관광 이상의 치유와 회복”이라고 해석했다. 실제 방문객들은 "낮보다 밤이 더 화려했다", "야식과 드론쇼, 가족과 함께여서 더욱 특별하다"는 감상을 SNS에 남겼다. 아이와 손잡고 연을 만들고, 남천 다리 아래 소원을 빌며, 잠시 어른도 아이처럼 별을 올려다본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경주는 원래 낮에만 가던 곳인 줄 알았는데, 야행 덕분에 새로운 매력을 알았다”, “야식으로 먹던 푸드트럭 음식도 잊지 못할 추억”이라는 공감이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축제를 통해 다시 살아난 한옥 거리와 공예장터, 밤마다 불어오는 역사의 숨결까지, 밤이 되면 오히려 경주는 더 밝게 빛난다.
경주국가유산야행은 단지 과거를 보여주는 행사가 아니라, 오늘을 사는 우리가 스스로에게 건네는 ‘현재의 선물’이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의 밤과 삶의 방향은 그렇게 조금씩 물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