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두산에너빌리티 6.43% 급락”…미국 원전 협력 기대에도 단기 과열 조정

이소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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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에너빌리티가 10월 30일 장중 6.43% 하락하며 90,200원을 기록했다. 최근 신고가 갱신과 미국 원전 협력 호재에도 단기 과열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단기 등락에 대한 경계심이 커지고 있다.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 주가는 한 달 만에 8만 원 초반대에서 9만 원대 중반까지 치솟았으나, 10월 말 들어 단기 매도세가 힘을 받으며 조정 흐름이 뚜렷해졌다. 최근 6거래일 외국인은 4일간 순매도세를 이어갔지만, 10월 28~29일 각각 63만 주, 269만 주 순매수로 방향을 돌렸다. 기관도 비슷한 시기 30만~60만 주가량 순매수를 이어가 단기 낙폭이 과도하다는 판단이 일부 유입된 셈이다.

두산에너빌리티 / 네이버증권
두산에너빌리티 / 네이버증권

같은 업종 내 현대로템이 보합, 두산밥캣이 -0.91%, 두산로보틱스가 -2.74%를 기록한 것과 달리 두산에너빌리티의 하락폭이 컸다. 그럼에도 시가총액 57조 원, 2분기 매출 4조 5,690억 원, 영업이익 2,711억 원(전년 대비 90% 이상 증가) 등 압도적 실적과 외형은 건재하다. 올해 영업이익률은 6.27%, 순이익률 2.43%로 안정적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으며, 부채비율 125%, ROE -1.4%로 단기 수익성 둔화에도 불구 내년 이후 실적 개선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최근 주가를 자극한 핵심 재료는 미국 ‘프로젝트 마타도르’ 협력과 북미 원전 시장 공략 기대감이다. 두산에너빌리티와 HD현대건설이 퍼미 아메리카와 대형 원전 기자재 공급 협약을 체결해, AI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까지 결합한 신규 원전 테마와 데이터센터 인프라 테마가 주목받았다. 한미 간 원전 공급망 협력(MANUGA) 프레임, 주기기 및 정비사업(MRO) 참여 확대 전망도 주가 강세를 이끌었다.

 

10월 말 조정은 단기 과열 해소 성격이 강하다. 기술적 지표상 RSI(상대강도지수)가 과매수 구간에서 하락 전환됐고, 거래대금도 5,100억 원대로 축소돼 관망세가 짙어졌다. 전문가들은 “미국 프로젝트 후속 계약 성사가 단기 반등의 변곡점”이라며 “외국인 매수 지속 여부와 글로벌 원전 수주 사이클 확대가 중기 모멘텀의 관건”이라고 해석했다. 반면, 환율 변동·원전 안전 규제 강화 등 불확실성은 단기 리스크 요인으로 지적된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원전 산업 경쟁력 강화를 골자로 한 후속 정책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 미국·유럽 등 해외 발주 확대로 수주 기반을 넓히는 한편, 공급망 재편과 규제 완화 등 산업환경 개선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중장기적으로는 가스터빈, SMR(소형모듈원자로) 등 신규 성장동력이 원전 대형 수주와 결합해 실적 개선을 뒷받침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과거 6개월간 우상향했던 두산에너빌리티 주가는 최근 숨고르기에 들어섰지만, 2025년 예상 매출액 16조 8,106억 원, 영업이익 1조 625억 원 등 실적 모멘텀은 유효하다. 다만, 단기 등락폭이 큰 원전 관련 테마 특성상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대한 투자자 주의가 요구된다.

 

시장에서는 미국 프로젝트 후속 이슈와 외국인·기관 수급 동향에 이목이 쏠린 가운데, 원전·AI 전력 인프라 테마의 실체화 속도에 따라 추가 조정과 반등이 엇갈릴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향후 정책·수급·실적 지표에 따라 주가 방향성이 결정될 전망이다.

이소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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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에너빌리티#미국원전#프로젝트마타도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