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99점 빛난 데뷔”…주혜원, 쇼트 3위→역전 우승 도전
첫 무대의 떨림을 딛고, 차분히 링크 위에 선 주혜원은 시선을 자신에게 모았다.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의 과감한 시도와, 수준 높은 스핀 동작이 이어질 때마다 객석에서는 환호가 흘러나왔다. 59.99점. 첫 주니어 그랑프리 데뷔전에서 거둔 값진 성적표였다.
주혜원은 24일 열린 2025-2026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 피겨 스케이팅 주니어 그랑프리 5차 대회 여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 33.34점, 예술점수 26.65점을 기록해 59.99점으로 3위에 올랐다. 소피아 시프린과 왕이한의 뒤를 이었지만, 안정적인 트리플 루프와 레벨 4의 스핀, 곧바로 이어진 더블 악셀에서 추가 가산점을 따내며 ‘기본기의 힘’을 선명히 보여줬다. 한 차례 판정상 감점도 있었으나, 스텝 시퀀스까지 흔들림 없는 마무리로 데뷔전의 무게를 견뎠다.

함께 출전한 김유성도 59.68점을 받아 4위의 성적을 남겼다. 김유성은 탄탄한 연기와 연속 점프의 완급 조절로 초반을 이끌었고, 플라잉 싯 스핀과 스텝 시퀀스에서 레벨 업된 기량을 선보였다. 후반 트리플 플립-트리플 토루프에서 착지 불안으로 다소 아쉬운 판정이 나왔지만, 마지막까지 깔끔하게 연기를 정리했다.
아제르바이잔 바쿠의 경기장은 데뷔 소녀들을 응원하는 현지 관중과 코치진의 눈빛으로 가득찼다. 작은 실수도 곧 집중력을 되찾는 두 선수의 모습에서 성장의 시간과 강인한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주혜원은 오는 26일부터 열리는 프리 스케이팅에서 역전 우승에 도전한다. 김유성 역시 프리에서 시즌 첫 그랑프리 메달을 겨냥한다. 피겨의 새로운 계절, 소녀들의 땀방울은 다시 얼음 위에 스며들 예정이다. ISU 주니어 그랑프리 5차 대회 프리 스케이팅 무대는 9월 27일까지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