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N, 동치미국수 속 시간의 맛”…포천·양평 여름 일상에 스미는 온기→삶의 조용한 반전
밝은 햇살 아래 동치미국수 한 그릇이 식탁에 올랐다. MBC ‘오늘N’은 포천에서 깃든 수십 년 세월의 손맛과 양평에서 피어오른 텃밭의 향기, 그리고 낯선 이국 도시 빅토리아까지, 여름날 각기 다른 삶의 흔적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생활 속 평범함엔 저마다의 사연이 서려 있었고, 작은 상차림과 일상의 반복에서 오롯이 전해지는 의미가 시청자들의 마음을 잔잔히 흔들었다.
경기도 포천에서는 고즈넉한 분위기와 함께 동치미국수의 깊은 맛이 빛났다. 오랜 시간 숙성된 동치미와 부드러운 면발, 수주간 정성으로 이어진 손맛이 여름날의 지친 몸과 마음에 시원함을 선물했다. 아롱사태, 고추장아찌, 직접 담근 동치미가 어우러진 상차림은 오래된 기억과 세월을 고스란히 닮은 듯했다. 기다림 끝에 전해지는 차가운 국물 한 숟가락, 세월을 쌓아온 집밥 같은 정성이 포천의 여름을 특별하게 만들었다.

양평의 텃밭에서 펼쳐진 풍경은 또 다른 소박한 기쁨을 전했다. 이제윤과 박영주 부부, 그리고 ‘대발’로 불리는 이웃과 지인들이 어울려 가꾼 주말농장은 주말의 분주함 속에서 삶의 여유를 되새겼다. 농막에서 시작한 소소한 일상과 800평 텃밭의 풍경, 그리고 함께 이룬 수확의 즐거움은 도심에서 찾기 어려운 나눔의 참맛을 일깨웠다. 수확된 채소만큼이나 소중한, 서로의 이야기가 영글어가는 순간들이 여름의 한가운데 아름답게 남았다.
지구 반대편 빅토리아, 양은진과 경현선 가족은 새로운 항구 도시에서 일상을 새롭게 써 내려갔다. 무더위 속 에어컨 없이 맞는 서늘한 여름, 어업마을 피셔맨스 워프와 특유의 바다 내음이 어우러진 풍경이 소박한 가족의 이야기를 더했다. 한국에서 20년 넘게 공무원으로 일했던 시간을 뒤로하고, 아내와 아이들과 함께 타국에서 다시 시작하는 삶은 서투르기에 더욱 소중하고 따뜻했다. 가족의 웃음 속에 이민자의 고단함과 기쁨이 같이 담겼다.
서울의 여름 새벽, 거리에서 분주히 움직이는 따릉이 정비팀 백승엽과 맹관영의 하루도 비범하게 빛났다. 시민 안전을 위해 자전거를 수거하고 고치며 각자의 책임을 묵묵히 완수하는 모습, 그 땀과 노력이 도시에 또 다른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반복되는 일상이라도 책임감 속에 쌓이는 보람, 견디는 더위도 의미로 채운 하루가 서울의 또다른 여름 풍경이 됐다.
한 그릇 국수, 싱싱한 채소, 도시를 달리는 두 손, 새로운 땅에 뿌리내린 가족. ‘오늘N’은 각기 다른 삶의 구석구석을 들여다보며, 모든 평범한 하루가 모여 특별한 여름을 만들어감을 담담히 보여줬다. 다양한 사람들이 쌓아가는 하루의 기록은 여운 가득한 시선으로 시청자에게 다가왔다. 한편, ‘오늘N’은 8월 5일 오후 안방을 찾아 각자의 여름날을 다시금 떠올리게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