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플라즈마 다중 스케일 연계 현상 입증”…서울대·APCTP, 핵융합 기술 새 전기 예고
IT/바이오

“플라즈마 다중 스케일 연계 현상 입증”…서울대·APCTP, 핵융합 기술 새 전기 예고

서현우 기자
입력

플라즈마 물리의 난제인 ‘다중 스케일 연계 현상’이 국내 연구진의 융합 연구로 실험적으로 입증됐다. 서울대학교와 아시아태평양이론물리센터(APCTP) 공동 연구팀의 이번 성과는 핵융합 기술과 우주 기원 연구 모두에 중요한 전환점으로 주목된다. 업계와 학계는 다중 스케일 연계 현상이 규명됨에 따라 기존 핵융합 반응 제어 방식의 한계를 뛰어넘을 실마리, 그리고 원천 과학의 새로운 접근법이 제시될 것으로 본다.

 

연구팀은 서울대의 핵융합 실험장치 데이터와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의 슈퍼컴퓨터(KAIROS) 입자 시뮬레이션을 통합 분석해 플라즈마에서 미시적 자기 난류가 발생할 때 자기재연결—자기장 에너지가 대량의 플라즈마 열에너지로 변환되는 핵심 반응—이 효과적으로 촉진됨을 입증했다. 미시적 현상(전자빔을 통한 자기 난류 유도)이 플라즈마의 저항성을 높여 거시적 구조 변화, 즉 다중 스케일 역학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은 이번에 처음 실험·시뮬레이션으로 조사·검증됐다. 특히 이 연구는 핵융합 실험과 이론 시뮬레이션의 융합이 빚어낸 결과로서, 후속 핵융합로 설계·운전과 태양 플레어, 자기 폭풍 등 우주 환경 분석에 직접 활용될 수 있다.

플라즈마는 전 우주의 99%를 구성할 정도로 보편적이면서, 핵융합 발전의 핵심 매개로 꼽힌다. 하지만 미시-거시 규모의 복합적 상호작용(다중 스케일 연계)을 실험적으로 확인하는 데는 그간 한계가 있었다. 서울대·APCTP팀은 강한 전자빔으로 자기 난류를 의도적으로 증가시키고, 저항성 상승에 따른 자기재연결 및 구조 변화 메커니즘을 처음으로 실험에서 규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네이처(Nature)’에 7일 게재됐다.

 

연구진은 ‘핵융합과 이론 물리 전문가의 학제간 협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던 성과’라고 강조했다. 특히 서울대 박종윤 박사는 “핵융합과 우주 물리의 접점에서 자기재연결 개시의 단서를 제시했다”고 평가했고, APCTP 윤영대 박사는 “플라즈마 물리 해석의 패러다임 전환과 미래 핵융합 기술의 토대 마련에 기여할 것”이라 내다봤다.

 

글로벌 핵융합 실험로 프로젝트(ITER)와 미국, 일본 등 주요국에서도 플라즈마 제어 및 자기재연결 연구가 활발하다. 하지만 이번처럼 실제 실험과 고성능 시뮬레이션이 융합된 사례는 드물어 국내 연구진의 기술적 우위도 부각되고 있다.

 

정부는 과기정통부 기초연구사업 및 관련 협력단을 통해 학제간 연구에 힘을 싣겠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플라즈마 다중 스케일 연계 현상의 검증이 실제 핵융합 원전 상용화, 고효율 우주 플라즈마 분석 등 미래 산업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게임체인저’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 산업계는 이번 성과가 실용 기술로 이어질 가능성을 면밀히 관찰 중이다.

서현우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서울대#apctp#플라즈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