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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드컵 3연패 신화”…T1, LoL e스포츠 역사를 쓰다

임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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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의 패러다임이 다시 한 번 전환점을 맞았다. T1은 2025년 6월 중국 청두에서 진행된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월즈)’ 결승전에서 KT 롤스터를 세트 스코어 3대 2로 제압, 사상 최초로 3년 연속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했다. e스포츠 업계는 이번 쾌거를 글로벌 프로게이머 경쟁의 분수령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번 우승은 그 어느 때보다도 팀의 전략적 준비와 선수들의 집중력이 빛을 발한 결실이었다. T1의 미드라이너 '페이커' 이상혁은 미디어데이에서 “경기의 승패 그 자체보다, 팀 전체가 경기를 즐기고 전략에 집중한 점이 이번 우승의 원동력이 됐다”고 밝혔다. 이상혁은 2017년 월즈 결승에서 좌절을 맛본 기억을 언급하며, “그 당시와 달리 이번에는 경기에 몰입하는 데 더 성장한 자신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T1은 동료 선수들의 활약도 두드러졌다. ‘구마유시’ 이민형은 이번 대회에서 파이널 MVP로 선정되며, 시즌 초 주전 경쟁에서 밀렸던 약점을 완전히 극복했다. 결승 바텀 듀오의 활약 및 팀 전략의 유연성도 이번 성과의 중요한 요소다. 바텀 지원을 맡은 ‘케리아’ 류민석은 “KT의 바텀 중심 전략을 데이터 기반 분석으로 대응했다. 5세트에서는 ‘레오나’ 픽을 즉석에서 팀원들과 합의하며 최적의 밴픽을 이끌었다”고 강조했다. 또한 ‘도란’ 최현준은 올해 팀에 합류해 첫 월즈 우승을 경험하며 팀 케미스트리에 새 활력을 불어넣었다.

 

글로벌 시장에서 e스포츠 선수의 경쟁력은 정신적 회복탄력성, 기록에 기반한 전략적 분석, 팀워크 등 다변화되고 있다. 일부 선수들은 “힘든 시기가 오히려 인게임 준비와 심적 성장에 실질적 도움이 됐다”고 분석한다. 이민형은 “포기하지 않는 태도가 팬들에게 영감을 준다면 감사하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현대 e스포츠 환경은 몸과 정신 건강에 대한 관리 수요도 높아지는 추세다. 이상혁은 “최근 건강검진에서 예전보다 수치가 다소 나빠져 내년에는 몸 관리를 더 강화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미디어에서는 건강과 경기력 간 상관관계가 프로게이머 산업의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고 짚었다.

 

T1의 우승은 기존 동아시아 프로게이머 주도 구도에서 재차 한국 조직의 글로벌 경쟁력을 각인시킨 성과이다. 중국, 유럽, 북미 등도 적극적인 투자와 선수 육성으로 추격하고 있으나, 다년간의 경험 축적과 상황별 전략 수립 등에서 T1이 다시 한 번 모범 답안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해외 주요 리그도 월즈같은 대형 국제대회 성과에 따라 선수 연봉, 브랜드 가치, 후원 규모 등이 변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T1의 3연속 우승이 전 세계 e스포츠 팀 운영 패러다임 변화를 앞당길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본다.

 

국내에서는 지난달 문화체육관광부가 ’e스포츠 산업진흥 기본계획‘을 공개했다. 프로게이머 건강관리 지원 강화, 국제대회 유치 지원 등 제도적 지원도 확대되는 전망이다. e스포츠 산업은 선진 게임기술, 데이터 분석 노하우와 함께 윤리적 승부, 선수 복지 제고 등 기술과 제도 간 균형이 성장 조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계는 T1의 3연속 우승이 단기 성과가 아닌, 팀 관리, 전략, 선수 육성의 총체적 혁신에서 비롯됐다고 본다. 글로벌 e스포츠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한국 T1의 방식이 또 한 번 미래 산업 모델의 기준을 제시했는지 주목된다.

임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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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1#페이커#kt롤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