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필리버스터 17시간 12분 신기록”…박수민, 국회 최장 발언 경신

장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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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수단인 필리버스터를 두고 치열한 신기록 경쟁이 이어졌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이 2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17시간 12분 동안 발언을 이어가며 역대 최장 필리버스터 기록을 다시 한 번 갈아치웠다. 지난해 본인이 세운 15시간 50분 기록도 이날 경신됐다.

 

박수민 의원은 전날 오후 6시 30분,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에 반대하며 발언을 시작했다. 밤을 새워 이튿날 오전 11시 42분까지 발언을 이어간 끝에 마침내 마이크를 내려놨다. 박 의원은 2024년 8월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 통과 저지를 위한 필리버스터에서 기록한 15시간 50분도 넘어섰다. 이에 따라 국회 내 필리버스터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또 한 번 남겼다.

박 의원보다 앞서 최장시간 토론 기록 보유자는 같은 당 김용태 의원이었다. 김 의원은 2024년 7월 29일 방송4법 반대 토론에서 13시간 12분간 발언했다. 이전에는 국민의힘 윤희숙 전 의원이 2020년 12월 국정원법·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 저지 필리버스터로 12시간 47분을 기록한 바 있다.

 

한편 이날 필리버스터 막바지엔 본회의장을 찾은 창원시 내 초등학생들이 소회를 더했다. 박수민 의원은 학생들을 향해 “5대5 원칙”을 강조하며 “부모님이나 선생님 말도 반만 듣고, 나머지는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감정이 북받친 듯 울먹이는 모습을 보였고, 학생들이 떠난 뒤에도 쉽게 말을 이으려 애쓰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같은 당 김은혜 의원이 “화이팅”으로 격려하며 동료애를 보였다.

 

국회에서는 대형 법안을 둘러싼 장기 필리버스터가 여야 대치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양상이다. 여야 지도부도 장기화된 논의에 대한 책임론을 놓고 맞서고 있다. 정치권은 정부조직법 개정안 논의가 계속되는 가운데, 이번 기록 경신이 정국 흐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장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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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민#국민의힘#필리버스터